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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의 전현무 활용법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전현무가 KBS ‘남자의 자격’에서 하차한다. 지난해 4월 ‘남격’에 합류한 전현무는 ‘밉상’과 ‘깐족' 캐릭터로 활동하다 프로그램이 극도의 부진에 빠지자 시즌2격의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하차하게 됐다.

전현무가 ‘생생정보통'에 나와 아나운서로서 톡톡 튀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해피투게더'의 게스트로 자주 출연했을 때만 해도 어디까지나 웃기는 아나운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예능인이라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전현무는 예능물에서 진지함을 벗어던지고 한없이 망가지며 웃음을 주고 있다. 이제는 뭘 해도 더 많이, 더 자주 웃겨야 하는 것이다. 다른 예능인과 달리 KBS 직원인 전현무는 예능 프로그램에 ‘땜방' 내지 구원투수격으로 자주 들어간다. 

김구라가 ‘불후의 명곡2'에서 갑작스레 하차하면서 전현무는 녹화 5시간전에 후임 MC 통보를 받고 녹화에 들어갔다. 본인은 누가 출연하는지도 확실하게 몰랐다고 한다.

게다가 전현무는 음악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렇다 보니 이 말 저 말 던지다가 가수 린에게 “가수들이 정말 열심히 힘들게 연습한 것을 그렇게 쉽게 말씀하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전현무는 음악에 대한 지식이 있는 전임 김구라와 달리 음악이라는 알맹이는 빠진 채 산만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전현무는 가장 잘 나갈때 ‘남자의 자격'에 투입돼 예능인에게 밀리지 않으려고 밉상을 떨고 깐족거리며 분위기를 띄워나갔다. 하지만 캐릭터가 진화한 건 아니었다. 오히려 위태위태한 부분이 생겼다. 캐릭터가 밉상이 아니라 실제로도 밉상이 될 수 있는 처지가 됐다.

‘남자의 자격'에서 ‘남자, 단점을 극복하라'편에서 멤버 각자의 단점을, 이들과 항상 같이 다니는 매니저와 코디네이터, 스태프들로부터 칠판에 쓰게 했다. 전현무란에는 ‘나댄다. 진정성이 없다. 심각한 몸치, 가식적이다. 구재불능, 저질이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하지만 전현무의 단점 극복은 핵심은 빠뜨린 채 2명의 샤이니 멤버들로부터 셜록춤을 배우는 것이었다. 단점 지적은 다큐 스타일로 ‘리얼'하게 해놓고 단점 극복은 ‘예능'으로 해버렸다. 이쯤되면 제작진은 지능적 안티나 다름없다.

물론 전현무에게도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자신의 캐릭터와 정체성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 면밀하게 체크하지 못한 건 전현무의 실수다. 하지만 필요할 때 프로그램에 투입시켜놓고 소모품화되는 걸 방치했다는 조직탓도 있다.

지금 전현무에게 시청자들이 보고싶은 것은 진정성이다. 이 진정성 없이 계속 밉상을 부리다가는 비호감이쌓일 뿐이다. 전현무는 프리랜서를 선언해도 만만치 않다. 우선 정체성이 흐려져 있다. 아나운서도 아니고 예능인도 아닌 어중간한 입장이다. 아나운서라는 느낌을 가지고 있는 MC 김성주와는 또 다르다. 게다가 진정성도 약하다(전현무가 실제로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말이 아니라 방송에서 보여지는 면이 그렇다는 것이다) 전현무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나갈 것인가?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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