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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의 인사실험 반응보니…발상은 참신한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CJ그룹이 내년에 입사하는 대졸 신입사원부터 인사고과가 탁월하면 10년만에 임원을 달게 하는 방향으로 승진제도를 운영키로 26일 밝힌 데 대해 재계와 일반 샐러리맨들은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제도 도입 취지엔 공감하지만, 실제로 20대 중ㆍ후반에 입사해 30대에 샐러리맨의 ‘꽃’인 임원을 다는 사람이 생길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범인(凡人)’이 재벌 오너의 자제처럼 고속승진을 할 수 있는 발판으로 기능할 수 있는 제도라지만 현실적 한계를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날 A대기업 관계자는 CJ의 승진제도 변경을 놓고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임원을 일찍 달아주는 거면 그만큼 일찍 퇴직하고 집에 가야 하는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엄격히 말해 임원은 계약직이기 때문에 실적이 부진하면 언제든 옷을 벗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한 지적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B대기업 관계자는 30대 임원이 한국적 기업경영 풍토에서 맞닥뜨려야 할 애로 사항을 거론했다. 그는 “능력있는 인재를 빨리 승진시켜 회사 인력구조상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면 최선”이라면서도 “비즈니스는 파트너가 있어야 하는 것인데, 이런 측면에서 다른 기업 임원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 30대 임원의 지위는 낮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샐러리맨들은 일단 환영하면서도 실제로 이런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확신을 갖지 못했다. 회사원 김모(36)씨는 “CJ의 발표대로라면내 나이에 상무가 된다는 얘기인데, 능력만 있다면야 한 번 해보면 좋겠다”라고 반겼다.

무역업을 하고 있는 또 다른 김모(38)씨는 “고속승진이라는 게 말은 좋다”라면서 “통상 본사에서 기획ㆍ경영전략팀에서 근무하다가 1~2년 영업현장을 발로 뛰면서 ‘대박’을 치는 상품을 내거나 실적이 좋아야 발탁인사 대상이 되던데, 이런 성적을 내는 인물이 많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CJ그룹은 대졸 신입사원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데 필요한 직급별 진급 체류연한(승진연한)을 기존 20년에서 최단 10년으로 줄이는‘패스트트랙’ 승진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4년(사원)ㆍ4년(대리)ㆍ4년(과장)ㆍ4년(부장)ㆍ4년(선임부장)’제도에서 직급별로 최소 2년 근무(‘2ㆍ2ㆍ2ㆍ2ㆍ2’제)하면 발탁승진 대상이 되도록 손질하는 것이다.

근무평점이 우수한 직원들은 이전에도 밭탁승진이 됐지만, 직급별로 승진 연한을 1년 정도 줄이는 데 그쳤다.

발탁승진 사례를 제외한 변경된 일반승진 연한은 사원근무 기간을 기존 4년에서 3년으로 줄인 ‘3ㆍ4ㆍ4ㆍ4ㆍ4’제다.

CJ그룹 관계자는 “승진제도의 과감한 변화를 통해 그룹의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다른 대기업과 비교해 더욱 차별화될 것”이라며 “우수한 젊은 인재를 유인하는 채용경쟁력도 크게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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