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비대위와 ‘양동작전’
“정권교체 파트너가 국민에 비난
함께 연대하기 쉽지 않아…
애국가 거부세력과 함께 못한다”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와 민주통합당이 ‘야권연대’라는 무기로 양동작전을 벌이고 있다. 통진당 당대표 경선을 통해 당권 재장악에 나서고 있는 구당권파와 끝까지 의원직을 사퇴할 수 없다는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을 몰아내기 위한 카드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야권연대”를 꺼내든 셈이다.

혁신비대위 측 천호선 최고위원 후보는 26일 “함께 연대를 해서 정권교체를 해야 되는데 그 파트너가 국민에게 혹평을 받고 있으면 연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야권연대를 이룰 수 있느냐, 없느냐가 대통령 선거의 부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는 중대한 선거”라고 주장했다.

유시민 전 공동대표도 전날 “당권파가 당권을 차지한다면 야권연대를 안 하는게 아니라 못하도록 강요당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면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통진당과 연대해 얻는 표보다 떨어져나가는 표가 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수뇌부들도 혁신비대위 엄호 사격에 나섰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어떤 경우에도 애국가를 거부하는 세력과는 함께할 수 없다는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못박았다. 그는 또 “(우리는) 통진당과 연합ㆍ연대의 대상이기 때문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민이 이해하는 통진당이 되어주길 바란다”며 야권연대가 가능하기 위해선 이ㆍ김 두 의원의 사퇴와 애국가 문제 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해찬 대표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석기 의원에 대해 “애국가가 국가가 아니라고 누가 생각하겠나. 이념적인 학생운동 하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통진당과의 야권연대는 대표 경선 결과가 나오면 그것을 보고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당권파의 지원을 받고 있는 강병기 후보 당선 시 야권연대가 파기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혁신비대위 측과 민주당의 이 같은 양동 작전은 이날 오후에 발표될 2차 진상조사 결과, 30일 당대표 경선 투표 종료 등의 통진당 스케줄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이다.

4ㆍ11 총선 당시 비례대표 경선과정에서 동일IP 투표가 참여당과 진보신당 탈당파 후보들에게서도 전방위적으로 이뤄졌고, 이석기 등 문제 의원의 투표과정에 뚜렷한 부정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2차 진상조사 결과를 들어 “사퇴 불가”를 외치며 당권 재장악에 나선 구당권파에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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