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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주요항만 잇단 파업 출정…한국경제 ‘동맥경화’ 오나
부산지부 조합원 대부분 파업
비조합원들도 상당수 참여
수일내 부산항 기능마비 우려

터미널엔 화물차량들로 북적
“이번에는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



화물연대가 25일 파업에 돌입하면서 전국 항만과 화물터미널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당장 물류대란을 논하기에는 때 이른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한국경제의 동맥이 막히는 불상사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전국 주요 항만 파업 출정식 잇따라=화물연대 부산지부는 25일 오전 9시 부산신항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박원호 화물연대 부산지부장은 “정부가 약속했던 표준요율제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기름값 대비 운송료 비율이 30% 수준에 그쳐 생존권이 벼랑 끝에 몰렸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측은 “조합원은 100% 가까이 파업에 들어갔고 비조합원들도 대부분 파업에 참여해 파업 첫날 컨테이너 차량 운행이 파업 전에 비해 10%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수일 내 부산항 물류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해운항만청은 아직 컨테이너 부두 장치율(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비율)이 50% 안팎이고 운송거부 첫날은 컨테이너 차량이 정상 수준으로 운행될 예정이어서 당장 큰 물류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부산항 북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평균 장치율은 57.7%(보통 때 58.5%), 신항은 47.8%(보통 때 48.6%)를 보이고 있다. 아직 부두 야적장 절반 정도가 비어 있어 화물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화물연대 미가입 컨테이너 차량들이 파업에 동참하면 부산항의 물류대란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화물 반출입이 제때 이뤄지지 못해 부두 야적장이 포화상태가 될 경우 부산항의 기능이 마비되는 것이다. 실제 2008년 화물연대 파업 때는 상당수 화물연대 미가입 차주들이 동참하는 바람에 파업 이틀 만에 부산항의 기능이 거의 마비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화물연대 인천지부 역시 오늘 오후 1시 중구 항동 옛 100주년 기념탑 인근 롯데마트 앞에서 파업 출정식 갖는다. 조합원 600명 중 약 200명이 참석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관 인천지부장은 “오늘 참여하지 않는 사업장에 방문해 참여를 독려할 것”이라며, “일단 중앙에서 하고 있는 운송료 인상 등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파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2008년과 상황은 똑같은데 나아진 게 없다”며 “이번에는 물러설 수 없다. 끝까지 해 나가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 운행을 중단한 화물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서울ㆍ경기 트럭 집결지는 파업참여 기사들로 북적=아침 10시 현재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부트럭터미널 주차장은 군데군데 빈 곳이 눈에 띄었다. 파업에 참여하는 기사들은 삼삼오오 모여 파업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모(48)씨는 “화물차 운전자가 요구하는 것은 운반비 현실화와 기름값 인하”라며 “서울에서 부산까지 왕복으로 갔다오면 100만원을 받는데 70만원이 기름값으로 나간다. 나머지 30만원으로 보험료 내면 먹고살기 힘들다. 이번 파업은 생존권과 연계된 것이기 때문에 장기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대 3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터미널에는 한두 대씩 차량들이 계속해서 들어오며 빈 곳을 채워가고 있었다. 일부 기사들은 “어차피 운행이 중단돼 차량 정비나 하자”며 차량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번 파업 참여가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터미널을 빠져나가려는 차량을 제지하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수도권 물류 중심지인 경기도 의왕 ICD에 집회에 모인 사람은 약 300~400명 선. 오전 10시 현재 파업에 참가한 차량은 약 20~30대 가량이다. 한 관계자는 “지난 2008년 때에 비하면 20~30% 정도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화주와 트럭을 연결시켜주는 화물터미널연합 사무실은 전화에 불이 나고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트럭기사들이 무전도 꺼놓은 상태”라며 “화주로부터 11t급 이상 예약을 15개 받았는데 차 한 대도 못 불렀다”고 말했다.

▶표준운임제 법제화, 대기업 물류회사 교섭 촉구=화물연대는 ▷표준운임제 법제화 ▷차주 운임 인상, 면세유 지급 ▷표준위수탁계약서 법제화, 노동기본권 보장, 산재보험전면적용 ▷도로법 개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인 내륙컨테이너기지(ICD), 부산 신항 등 전국 10곳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이날 파업에는 전체 화물차 운전자 38만명 중 화물연대 조합원 1만여명이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팀ㆍ이도운(인천)ㆍ윤정희(부산) 기자>
/ thlee@he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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