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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덧 100회…‘런닝맨’질주는 계속된다
2010년 7월에 첫 방송된 SBS ‘런닝맨’은 초기만 해도 캐릭터도 약하고 게임도 식상했다. “왜 이렇게 뛰어만 다니지”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위축되지 않고 팀이 똘똘 뭉쳐 100회를 달성했고, 킬러콘텐츠로도 자리 잡았다. 초ㆍ중학생들은 술래잡기로 불리던 ‘런닝맨’을 이제 ‘런닝맨 놀이’라며 실제로 즐기고 있다. 별로 관심을 못 받던 ‘런닝맨’이 주말 예능 1위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변화와 진화 덕분이다. 처음에는 도심의 특정 공간을 뛰어다니며 단순 게임들을 수행하면서 제작진이 숨겨 놓은 런닝볼을 하나씩 찾는 추격전에 불과했다. 그러다 멤버의 등 뒤에 붙은 이름표를 뜯어 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바뀌었지만 심심한 면이 있었다.

단순한 게임과 퀴즈 대결이 지능적인 심리게임으로 확장돼 두뇌싸움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단계별로 물고 물리는 접전을 펼치게 돼 80분 내내 긴장의 흐름을 유지할 수 있었다. 게임의 흐름이나 승부는 좀처럼 예상하기 힘들어졌다. 제작진의 개입은 최소한으로 하되, 출연자들이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변주를 즐겨야 한다. 이렇게 되자 마치 장르영화를 보는 것 같은 스토리텔링에 고도의 심리전이 결합된 게임 버라이어티로 바뀌었다.

지난 연말 방송된 ‘초능력자’ 특집은 스릴과 재미를 확실하게 책임진 최고의 콘텐츠였다. ‘롤롤’과 함께 활보하며 분신술을 선보인 개리가 송지효에게 잡혀 감옥에 갇혔지만, 시간지배 능력을 활용한 하하 덕분에 살아나 공간지배자인 유재석과 경쟁을 벌여 우승한 것은 최고의 반전이었다. 

유재석이 스파이가 돼 반전을 선사한 ‘유임스 본드’ 특집, 1~2명의 스파이를 심어놓던 종전 방식을 바꿔 7명의 멤버 전원에게 스파이로 만들어 예측 불가 게임을 벌였던 이다해 초청 ‘스파이 게임’, 부산 앞바다의 유람선에서 벌어진 ‘셜록홈즈’ 특집편, 걸그룹과의 ‘웨딩레이스’, ‘박지성’ 특집, ‘기묘한 수학여행’이라는 콘셉트로 인천에서 펼쳐진 ‘좀비 레이스’, 서울 부암동에서 벌어진 ‘임금 레이스’, 김희선이 게스트로 나온 100회 ‘신들의 전쟁’편 등은 모두 호평받았다.

‘런닝맨’이 정착하게 된 데에는 나무와 숲 모두를 볼 줄 아는 ‘유혁’ 유재석의 공이 컸다. 하지만 유재석의 독주를 견제하는 ‘능력자’ 김종국, 김종국에게 당하고 있지만은 않는 ‘기린’ 이광수, ‘개리쒸’ 개리, ‘멍지효’ 송지효, ‘왕코형님’ 지석진 등도 당당히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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