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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소득 2만달러-인구 5000만 의미있는 돌파...그러나 걱정이 앞서는 이유는...
200여년 전 출간된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은 매우 자극적이었다. 사회적 빈곤이 급증하는 인구 때문이라고 생각한 맬서스는 노동자의 임금 상승을 억제하고, 결혼시기를 늦춰 인구증가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적 난행(性的 亂行)을 차단해야 한다고도 했다. ‘인구론’의 초판은 그래서 익명으로 나왔다.

맬서스는 틀렸다. 적어도 현재 한국사회에서는 그렇다. 맬서스는 의료기술의 진화로 인한 인구 고령화와 복잡한 사회구조 변화에 따른 인간의 출산억제 기제를 간과했다. 저출산ㆍ고령화 사회를 예견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지금 한국사회는 인구가 늘지 않아서 걱정이다.

대한민국 인구가 오는 23일 5000만명을 돌파한다. 1968년 3000만명을 넘어선 이후 1984년 4000만명이 될 때까지 16년이 걸렸지만 그로 부터 5000만명이 되는 데는 28년이 걸렸다. 세계 최하위 수준인 출산율(1.24명) 탓이다.

그래도 인구 5000만명 돌파는 의미가 크다.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고 인구 5000만명 이상을 보유한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 7개국 뿐이다. 적정 인구를 유지하면서 국가의 부(富)를 늘린다는 게 쉽지 않음을 방증하는 수치다. 전후(戰後) 이런 사회ㆍ경제적 성과를 이룩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앞으로 상당기간 우리나라와 같은 성과를 낼 나라가 탄생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인구 5000만명 돌파의 ‘1등 공신’은 우선 외국인 인구의 유입이다.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외국으로 빠져 나간 내국인보다 이들의 숫자가 28만3000명 많았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1971년 4.54명을 정점으로 급감한 출산율은 1987년에 1.53명, 1990년대 초반 1.7명 수준으로 증가하다가 2005년에는 1.08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 후 조금씩 늘어 현재(지난해말 기준) 출산율은 1.24명이다.

기대수명이 연장된 것도 한 몫 했다. 2010년 기준 남자의 기대수명은 77.2세, 여자는 84.1세로 10년 전인 2000년보다 남자는 4.9세, 여자는 4.5세 늘어났다.

한 국가가 생산력과 부(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속도로 인구가 늘어야 한다. 특히 생산가능인구의 증가가 필수적이다. 이것이 인구 고령화에 대비하는 근본처방이기도 하다. 통계청이 밝힌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30년에 5216만명까지 성장하다가 감소하기 시작해 2060년에는 4396만명으로 줄어든다.

생산가능 인구(15~64세)는 2016년에 인구의 72.9%인 3704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해 2060년에는 2187만명(전체 인구의 49.7%)으로 감소한다. 이 때가 되면 생산가능인구 10명이 노인 8명과 어린이 2명을 부양해야 한다.

미래 대한민국은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나. 지금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인구는 늘지 않고, 마냥 ‘늙어가는 나라’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누가 부양해 줄 사람도 없어, 늙어 죽을 때 까지 자신이 스스로를 부양해야 할 처지다. 인구 5000만명 시대, 정부는 물론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다.

신창훈 기자/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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