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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사 억지로 멈췄다간 장염만 더 악화된다
남부지방 희미한 장마전선 상륙…미리미리 챙기는 여름건강
설사도 몸 보호 방어작용 일환
주스 등 당분 많은 음료 피하고
충분한 수분·영양분 공급을

무엇이든 물고 빠는 아이들
로타바이러스 감염 각별히 신경써야
초기증상은 감기와 비슷
손씻기·예방접종이 최선책


한여름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는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뿐만 아니라 높은 습도가 치명적이다. 눅눅한 습기를 따라 급격히 퍼지는 세균은 최대 적이다. 음식을 그대로 상온에 둘 경우 반나절 만에 복통을 일으키는 독이 되기도 하고 땀에 젖은 손은 세균의 서식처가 되기도 한다. 몇몇 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소는 가열을 해도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애초에 세균이 증식할 수 없는 청결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여름철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다.

▶‘아이고, 배야!’= 높은 온도 및 습도와 장마철의 큰 일교차는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번식시켜 쉽게 탈이 날 수 있다. 기온이 25~30도 정도 되면 식중독지수가 높아져 반나절 만에도 식중독 균에 의한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 식중독은 흔히 상한 음식을 잘못 먹을 경우 발생하는데 살모넬라균, 황색포도상구균, 장염비브리오균 등이 대표적인 식중독균이다.

살모넬라균은 상한 음식뿐 아니라 개나 고양이에 의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수분이 많은 크림이나 샐러드, 햄 등에서 증식하는 황색 포도상구균은 끓는 물에 30분간 노출시켜도 파괴되지 않는 장독소를 만들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오염된 칼이나 도마, 행주 등 주방기구를 사용하면 비브리오균에 감염될 수도 있다.

이런 세균성 장염에 걸리면 고열과 함께 심한 두통 및 복통을 느끼다 구토와 함께 물 같은 설사나 피가 섞인 대변을 볼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적절한 수분이 우리 몸에 공급되지 않으면 심한 탈수와 쇼크, 대사성 산증, 급성신부전까지 악화된다. 이때는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영유아의 경우 일반적으로 수유를 거부하거나 음식을 먹고 72시간 내에 구토, 설사,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이 보이면 단순 복통이 아닌 장염을 의심해야 한다.

▶바이러스도 주의해야= 바이러스에 의한 장염도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영유아의 바이러스 장염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인 로타바이러스다. 초보 엄마의 경우 아이가 설사를 하면 무턱대로 설사병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로타바이러스에 의한 장염일 경우 감염 경로와 증상, 예방법이 다르다. 보통 로타바이러스는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는 초봄까지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엔 초여름에도 나타난다. 산후조리원이나 신생아실 등 일정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는 곳에선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장난감 같은 딱딱한 표면에서도 몇 주간 살아남을 정도로 생명력이 길어 무엇이든 물고 빨기 좋아하는 아이들의 입을 통해 감염될 위험이 크다.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지만 점차 하루에 10회 이상 묽은 설사와 구토 증상을 동반한다. 심한 경우 탈수 증상까지 겪을 수 있다. 

장마철이 되면 고온다습한 데다 일조량까지 적어 세균이 활발히 번식한다. 평소 위생에 주의하고 면역력을 길러주는 습관이 세균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길이다

손영모 네이브키즈연세소아청소년과 원장은 “로타바이러스는 20초 이상 비누로 손을 씻어도 제거될 확률이 70%에 그치기 때문에 예방접종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눈의 결막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유행성 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데, 단순한 이물감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눈꺼풀과 림프절이 부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결막염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수영장이나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고 더러운 손으로 눈을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손바닥과 발바닥, 입술에 3~5㎜ 크기의 수포성 발진이 생기는 수족구병은 예방백신이 없어 평소 위생을 청결히 하는 것이 상책이다.

▶치료는 어떻게= 식중독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가 없어도 자연회복된다. 그러나 노인이나 영유아, 병약자는 증상이 악화돼 설사나 구토, 복통 등에 시달릴 수 있다. 이 경우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 주는 것이 좋다. 심한 탈수는 신장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스 같은 당분이 많은 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설사를 한다고 지사제나 항생제를 함부로 먹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설사는 몸속의 세균이나 독소를 장에서 흡수되지 않도록 체외로 빨리 배출해 내는 일종의 인체 방어작용이다. 때문에 억지로 설사를 멈추면 오히려 장염이 악화될 수 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는 “설사를 한다면 탈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안정을 취하면 하루나 이틀 만에 회복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무조건 굶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우리 몸에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회복이 더딜 수 있다. 때문에 평소 먹는 대로 먹되 기름진 음식이나 당도가 높은 음식은 삼가야 한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도움=한림대 성심병원, 서울 북부병원,

네이브키즈연세소아청소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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