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상황 개선 후 고도성장 지속
한국과는 전통적 우호관계 유지
기업들 진출 활발 잇단 수주 성과
FTA 연내 타결 합의 결속력 강화
콜롬비아는 막연하게 커피와 미녀의 나라, 혹은 마약과 테러로 얼룩진 나라로 인식돼왔다. 이런 콜롬비아가 새롭게 다가오고 있다.
인구 4600만명의 콜롬비아는 중남미에서 브라질, 멕시코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특히 최근에는 브릭스(BRICS)에 이어 부상하고 있는 시베츠(CIVETS: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이집트 터키 남아공)의 첫 나라로 주목받고 있다.
콜롬비아는 한국의 12배에 이르는 광활한 영토와 풍부한 지하자원 등 성장잠재력을 갖추고도 그동안 게릴라 준동에 따른 치안 불안으로 국내외 투자가 억제돼 왔다. 하지만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집권한 우리베 정부의 게릴라 진압 노력의 결과로 치안상황이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 그 결과 정부 개발정책과 외국인 투자라는 두 성장동력이 정상 가동되면서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콜롬비아는 우리나라와는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중남미 유일의 한국전 참전국이라는 역사적 특수성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는 혈맹국으로서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양국관계에서는 한국이 콜롬비아를 중점원조대상국으로 지정하여 교육ㆍ보건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왔다.
특히 작년 9월 산토스 대통령의 방한과 이명박 대통령의 답방계획, 올해 양국 수교 50주년을 맞아 예정된 다양한 문화행사, 그리고 올해 타결이 유력시되는 자유무역협정(FTA) 등 다양한 이벤트는 외교, 문화, 통상 부문에서 양국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콜롬비아 경기 활성화와 양국 간 우호관계 속에 작년부터 우리 기업들이 대규모 프로젝트들을 수주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작년 하반기에 LG CNS가 보고타 교통카드시스템(3억달러)을 수주한 이후로, 올 들어 현대종합상사의 쿠쿠타 화력발전소 플랜트 수주(3억달러), 현대건설의 베요시 하수처리플랜트 수주(3억6000만달러) 등 연이어 개가를 올리고 있다.
또한 우리 대기업의 선전과 FTA 타결이 임박해지면서 많은 중소기업들도 콜롬비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달 21~24일 보고타 국제전시장에서 개최되는 ‘세계일류 한국상품전’이다. 코트라가 주관하는 한국상품전은 보고타 국제전시장에서 6000㎡ 규모로 개최되며, 72개 한국 기업이 참가한다.
콜롬비아 경제인들 역시 FTA에 대비하여 한국 시장에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콜롬비아 기업인은 한ㆍ칠레 FTA를 통해 칠레산 포도주가 한국 시장을 장악한 사례에 고무되었으며, 이제는 콜롬비아의 커피ㆍ화훼류가 한국인의 가정과 생활 속에 스며들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과 콜롬비아는 과거 이념투쟁이라는 아픈 과거를 딛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며 경제를 발전시켜 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국은 남북으로 갈려 전쟁이라는 극단적 상황을 겪었으며, 콜롬비아는 1946년부터 비올렌시아(La Violencia)로 불리는 10년간의 전쟁과도 같은 좌우익 이념대립으로 약 30만명의 국민이 희생된 아픈 경험에다 현재도 좌익반군의 테러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이념적 시련을 겪고 이제 경제적으로 강건해진 두 나라가 수교 50주년을 맞아 본격적으로 경제교류를 시작하면서 어떤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