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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우 “‘나가수’로 무명서 연예인으로…다시 나는 가수다”
“제 실력을 50%도 못 보여 드렸어요. 워낙 핵폭탄을 맞아서 온몸이 가루가 된 느낌이었죠. 노래할 때 두성, 근육을 많이 쓰는데 몸부터 추스리는 게 시급했거든요.”

지난해 MBC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를 통해 존재감을 세상에 각인시킨 가수 적우(본명 박노희ㆍ41)가 ‘나가수’ 무대를 떠난 지 약 4개월이 지났다. 2011년 11월 21일 첫 녹화를 시작으로 2012년 2월 6일 마지막 녹화까지 ‘나가수’ 무대에 올랐던 적우는 출연 자격, 밤무대 출신, 음향 조작 등 숱한 논란과 혹평의 중심에서 파란만장한 3개월을 보냈다.

최근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적우는 편안하고 행복해 보였다. 각종 공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적우는 특히 ‘나가수’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힘든 과거’로 회고하기보다는 담담히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0에서 100이 됐죠. 완전히 인생역전이에요.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죠.”

적우는 ‘나가수’ 출연 이후 달라진 점을 묻자 주저 없이 이렇게 답했다. 이어 “실(失)은 없고 전부 다 득(得)이에요. 제 노래를 재조명해 주신 것만으로도 굉장히 고맙죠”라고 했다.

윤시내의 ‘열애’를 불렀던 나가수 첫 무대는 적우에게 발가벗겨진 느낌의 공포스러움 그 자체였다고 했다. 하지만 노래가 끝나고 기립박수가 터져 나오자 울컥하면서 눈물이 나고 온몸에 쥐가 났다고. 첫 무대에서 적우는 2위를 했다. 하지만 두 번째 무대 이후 두려움과 공포심은 더욱 심해졌다.

“한 달이 지나니까 괜찮아지더라구요. 실체가 없는 거품이니까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하는 생각으로 버텼어요. 지나고 보니, 무명가수였던 제가 이제 연예인이 됐기 때문에 과도한 관심을 받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됐어요.”

중학교 1학년 여름, 한 야채가게 아저씨가 장사는 안 되는데 노래를 들으면서 손으로 박자를 맞추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저런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적우. 그녀에게 노래는 ‘그냥 해야만 하는, 안 하면 죽을 것 같은’ 그런 것이었다. 아버지 쪽에서는 판소리를, 어머니 쪽에서는 성악을 했던 분이 계셔서인지, 어릴 적부터 어디에서든 노래하는 것이 좋았다. 19세 때 신촌뮤직에 들어가 3년 가량 연습생 생활을 했고 걸그룹이 될 뻔하기도 했다고.

“소속사에서 3인조 걸그룹 멤버로 데뷔하자고 했는데, 댄스그룹이 될 수는 없었어요. 김현식 노래에 심취해 있던 저에게 댄스그룹은 안 맞았죠.”

이후 소속사를 나와 아르바이트로 노래를 하면서 공백기를 갖다가 2004년, 34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데뷔를 했다. 1집 앨범 ‘초콜릿’은 유명 뮤지션과 프로듀서들이 참여해 라운지 음악이라는 장르를 첫 시도한 앨범이었다. 하지만 너무 앞서간다는 평도 있었고, 당시 음반가격이 8000원 정도였는데 3만원에 내놓아 한마디로 ‘쫄딱’ 망했다.

‘적우(赤羽)’란 예명은 무협지에 나오는 여자 검객 이름으로, 데뷔 전 한 지인이 지어 준 이름이다. 붉을 적(赤), 비 우(雨)를 쓰다가 2010년에 깃 우(羽)로 바꿨다. 노래를 듣는 분들에게 햇살처럼 따뜻하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다.

“비를 많이 줬으니 이젠 따뜻한 햇살을 비춰 싹을 틔우자는 의미로 2010년 예명을 바꿨어요. 그런데, 그해 11월 21일 예술의 전당에서 처음 공연을 했고, 딱 1년 뒤인 2011년 11월 21일 나가수 첫 녹화를 했으니, 예명 효과가 있나 봐요. 1집 앨범 ‘초콜릿’이 요즘엔 20만원 넘게 유통되고 있다니 흐뭇해요.(하하)”

적우는 지난 4일, 리메이크 앨범 ‘잃어버린 전설’을 발표한 지 6년 만에 ‘잃어버린 전설 Vol.2’의 음원을 발표했다. 이번 앨범에는 1970년대 인기를 누린 대중가요 중에서 ‘작은 새’ ‘웨딩 드레스’ ‘아름다운 사람’ ‘하얀 목련’ ‘봄비’ ‘하얀 나비’ ‘장미’ 등 12곡이 수록됐다. 다음 달 6, 7일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나는 가수다-서울 앙코르 콘서트’에 출연해 특유의 호소력 짙은 음색과 폭발적인 가창력을 펼쳐 보일 생각이다.

“제가 정말 힘들고 외로울 때 노래가 있었고 굉장히 큰 힘이 됐어요. 사람들에게 나도 그런 가수가 돼서 힘이 되어 줄 수 있고 추운 겨울에 따뜻한 햇살처럼 희망을 주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사진제공=스페라엔터테인먼트]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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