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KBS ‘한국인의 밥상'은 한국 음식 원류의 맛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지역 음식을 통해 풀어내는 향토사이자 미시사이다. 이 프로그램은 수없이 넘쳐나는 기존의 음식 프로그램이 식당 소개 내지는 홍보성을 강하게 띠고있는 점과는 대조적으로 고품격 음식 다큐를 지향하고 있다.

‘한국인의 밥상'은 교양물로서는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향토 음식에 대한 깊이있는 취재로지역 문화와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의미도 살리고 시청자의 관심까지 받고 있어 드물게 성공한 맛 프로그램이 됐다.

특히 그 지역에 오래 살면서 옛 방식을 고집스럽게 이어오며 맛을 지켜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 그 자체가 풍속 사료로서의 가치가 뛰어나다 하겠다. 제작진은 “우리 음식에 대한 선조들의 지혜, 그리고 식품과 식재료에 대한 영양학적 고찰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고 밝히고 있다.

대부분의 음식 프로그램을 보면 ‘어디에 좋고, 또 어디에 좋고' 하는 말뿐이다. 그렇게 추천하는 음식들을 다 먹다가는 영양과잉으로 건강을 해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국인의 밥상'은 식당이 아니라 가내 수공업 형태의 음식 장인들의 아날로그 음식들을 주로 소개하고 있어 ‘이 음식, 저 음식 한번 먹어봐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또한 ‘한국인의 밥상'이 안착할 수 있었던 요인중 하나는 진행과 내레이션을 동시에 맡고 있는 최불암 씨다. 어떤 사람은 최불암의 구수한 목소리만 들어도 음식이 맛있다고 한다. 그는 가장 한국적인 어른상이다. 그의 진행을 보고 있으면 넉넉한 한국인의 음식 인심과 정(情)이 느껴진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한국인의 밥상'에 더 쉽게 감정을 이입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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