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오는 21일 코트라(KOTRA)가 창립 50 주년을 맞는다. ‘하늘의 명을 안다’는 이른 바 지천명(知天命)을 맞아 코트라는 이보다 일주일 앞선 14일 오전 서울 염곡동 본사에서 국내외 주요 인사를 초청,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는 행사도 가졌다. 한국 무역과 함께 반세기를 커 온 코트라가 앞으로 더욱 ‘기업에겐 더 큰 시장’을 열어주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며, ‘국가 무역투자 인프라로 새롭게 도약하는 출발점’이 되겠다는 것이다. 특히 코트라는 중소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할 때 발판이 될 수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코트라는 1962년 제 1차 경제 개발 5개년 계획과 함께 설립됐다. ‘수출 입국을 위한 대한수출진흥공사를 출범시킨다’가 설립 근거이다. 오영호 코트라 사장은 “60년대는 대한민국 무역이 사실상 보따리 장수였다.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당시 코트라는 바이어들을 발굴하고 시장을 개척하려고 세계 방방곡곡 안다닌 곳이 없다”고 전했다. 1970년대 들어선 1ㆍ2차 오일 쇼크를 극복할 수 있는 타개책이 수출이라고 보고 기업과 수출 연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코트라가 본격적으로 부각된 것은 1980년대. 국내 산업이 경공업에서 중화학 공업으로 넘어가던 시절 코트라는 당시 미수교 국가들과 물꼬를 트는 북방개혁의 선두 역할을 했다. 1990년 중반에는 코트라에 ‘외국인 투자유치’라는 새로운 임부가 부여됐다. 이는 얼마 안돼 코트라가 외환 위기 극복을 위한 역할 수행의 근거가 됐다. 2000년대 들어선 다른 공공기관들이 모두 조직을 축소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국가브랜드, 방산 등 새로운 기능이 추가됐고,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에 따라 해외 마케팅 강화에도 힘썼다.
이 50년의 세월 동안 우리나라는 5억 달러가 채 안되던 무역이 지난해 기준으로 1조 달러가 됐다. 또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오 사장은 “엄청나게 무역이 늘었으나 아직도 우리가 가야할 길이 멀다. 무역 1조달러에 들어갔다가 탈퇴한 국가가 3곳”이라며 “코트라가 무역 1조달러 시대에서 2조달러 시대로 넘어가기 위한 전략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빼든 것이 바로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오 사장은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판로 확보, 이를 받쳐주는 해외 마케팅, 그리고 연구 개발을 위한 전문인력 제공 등도 가능할 것”이라며 “코트라의 가장 큰 강점인 119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론 우리나라 수출, 무역 처럼 코트라 역시 갈 길은 멀다. 사장만 바뀌면 조직이 흔들거리는 것을 보완해야 한다. 코트라의 목표와 국가의 장기적인 목표를 일치시키는 작업도 필수다. 이제 껏 해외 진출을 고민하는 국민과 기업을 위해 뛰었다면 이제는 해외 투자 유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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