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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계폭탄 째깍째깍…한국 가계부채비율 81%
- OECD평균(73%)보다 높고 경제위기국 스페인(85%)과 비슷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가계폭탄’ 경고음이 더욱 커졌다. 국내 가계의 부채 비율이 최근 심각한 경제위기와 함께 신용등급 강등 수모를 겪고 있는 스페인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일찍부터 있어왔지만, 유럽발 경제위기 진앙국과 비슷한 부채비율이 확인된 만큼 향후 ‘가계 폭탄’ 제거를 위한 대응책이 시급해졌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4일 발표한 ‘가계부채 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8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73%)보다 8% 포인트 높았다. 이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85%)과 비슷한 수준이며 그리스(61%)보다는 20%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상의가 국내 가계와 OECD국 부채비율을 비교한 보고서를 낸 것은 처음이다.

가계빚 증가속도도 너무 빨라졌다. 2006년 이후 둔화되던 가계부채 증가율은 2010년 다시 높아져 전년 대비 2.4%포인트 오른 9.8%를 기록했다. OECD 회원국 중 그리스(12.1%), 터키(10.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손영기 대한상의 거시경제팀장은 “국내와 유럽 은행 등 각종 데이터를 취합해 2010년 부채비율을 조사했는데, 아마 2011년도 비슷한 흐름일 것”이라며 “OECD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3.3%로 낮게 예상한 이유로 높은 가계부채를 지적할 만큼 규모나 증가속도 면에서 심상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세계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국내경제가 회복이 지연될 경우 가계부채는 경제위기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의는 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가 국내 경제의 큰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금융권 대출억제와 같은 대책보다는 근본적인 성장정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가계 소득 창출력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대내외적 경제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일부의 복지확대 주장에 따른 증세, 기업 현실과 거리가 있는 노동정책 추진 등으로 기업의 고용활력이 떨어질 수 있는데, 감세기조를 유지하고 규제를 완화해 기업 고용창출력을 제고시키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1년 기준 가계부채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43%에 달하고 있는 만큼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이에 취득세 감면 재개, 양도세 중과 폐지, 주택대출 규제완화 등을 통해 주택 거래를 활성화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전날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계부채가 늘까봐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못푼다”고 말함으로써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정부의 부담도 작지 않음을 내비쳤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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