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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크쇼에서 불편한 질문을 한다면?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KBS ‘승승장구'가 게스트를 연예인에 한정하지 않고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을 초대한 것은 토크쇼의 외연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보이지만 제작진은 이를 수용할만한 준비를 해야하고 유연성도 갖춰야 한다.

하지만 12일 강수진이 출연했던 ‘승승장구'는 그런 점에서 미흡함이 많았다. 콧대높은 서양인들 사이에서 최고로 살아남을 수 있던 비결과 처절했던 순간 등 강수진의 삶을 탐구하려는 자세보다는 게스트에 대해 결례를 범하는 장면이 자주 나와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했다.

물론 탁재훈과 이수근은 무거운 토크쇼를 가볍게 하기 위해 농담성 토크를 자주 던진다. 하지만 스타킹을 신고 정장을 하고 나온 강수진에게 맨발을 보여달라든가, 발레하는 여성들은 가슴이 작던데, 원래 가슴이 작냐고 물어보는 것을 실례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토크쇼 MC는 게스트에게 질문하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딱 필요한만큼만 웃겨야 토크쇼의 흐름을 벗어나지 않는다. 탁재훈과 이수근은 이 흐름과 궤도를 자주 이탈한다. 두 사람의 개그 욕심때문이다. 강수진이 언니와 여동생은 모두 하프를 전공했다고 하자 이수근이 “집안에 하프가 있으면 몇 대가 먹고 살 수 있다”고 말하는 건 단순히 웃기려는 욕심에서 나온 것이다. 이럴바에야 강수진에게 이야기를 유도해 잘 들어주는 것이 훨씬 더 낫다. 얼마전 가수 박정현이 나왔을 때도 토크쇼의 흐름을 뚝뚝 끊고 무례한 말을 던진 적이 있었다.


탁재훈은 재간동이임에는 분명하나 “지금 자랑하시는거에요?”라고 빈정대는 듯한 말투가 게스트를 위축시킬지도 모르는 단계에 이르렀다. 반면 게스트 강수진은 이를 대범하게 다 받아주었다. 강수진은 고상한 발레리나의 모습과는 180도 다른 소탈한 모습과 거침없는 예능감으로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탁재훈과 이수근은 서로 먼저 웃기려고 하고, 정리해주는 역할과 기능은 약하고, 이기광은 존재감이 없다. ‘승승장구'가 처한 고민이다. 예능MC들에게 발레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라는 요구를 할 수는 없지만 토크쇼의 기본은 지켜줬으면 한다. 강수진이 ‘힐링캠프'에 갔다면 훨씬 더 좋았을텐데 라는 시청자게시판의 글을 제작진이 참고했으면 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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