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중국이 저가 선박을 대거 수주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세계 조선경기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자 저가 수주를 해서라도 현상유지를 하겠다는 심산에서다. 하지만 한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고가 선박 위주로 수주 활동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14일 영국의 조선ㆍ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123만CGT(표준화물선환산 t 수)로 11.2%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326만CGT)에 비해서는 62.2% 줄어 아직 조선 경기가 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번 달에는 중국의 약진이 눈에 띈다. 중국은 5월에만 66만CGT가량 수주해 전 세계 수주량의 53.5%를 차지했다. 5월에 발주한 2척의 배 중 1척은 중국 조선소가 가져갔다는 뜻이다. 한국은 32만CGT를 기록, 시장점유율이 26.2%로 대폭 감소했으며, 일본은 20만CGT으로 16.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반면 수주 금액은 중국보다 한국이 많았다. 지난 5월 한국의 수주금액은 10억48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중국 9억6700만 달러, 일본 3억71000만 달러 순이었다.
이처럼 중국과 한국의 수주 금액이 역전된 것은 중국이 저가 수주로 불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 조선소 가운데 90%가량이 신규 선박 수주에 실패했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9년 이후에는 28%가량이 수주를 못 할 만큼 업계가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중국 조선사들은 조선소 경영을 유지하려고 저가 선박이라도 수주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반면 한국은 어려운 상선시장보다 시장 상황이 좋고 부가가치가 높은 드릴십, LNG선 등 특수선 쪽으로 수주를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수주 척수는 다소 적더라도 수주 금액은 월등히 많은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최근 조선 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중심으로 조선산업 육성을 진행하고 있지만, 시황이 워낙 어렵다 보니 고부가가치 선박보다는 저가 수주물량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