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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자 2500만명 시대 ‘불편한 진실’
8개월연속 취업자 40만명 돌파
실업률도 전년비 0.1%P 떨어져
경기 침체불구 통계상 ‘고용대박’

제조업은 10개월째 뒷걸음질
상용직 증가폭 점점 줄고
20·30대 취업자도 감소
고용개선 사실상 속빈 강정



우리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고있는 제조업 부문 취업자가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증가하는 취업자 수와 낮아지는 실업률에 가려진 고용시장의 체감 한파가 드러나는 상징적 수치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 대비 47만2000명이 늘어난 2513만3000명에 달했다. 실업률도 3.1%로 전년동월 대비 0.1%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연속 취업자 증가 규모가 40만명을 넘어서는 호조다. 지금 같은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에서 지표만으로만 보면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고용대박’ 국가다.

하지만 한 꺼풀만 벗겨내서 지표를 들여다보면 불편한 진실들이 숨어있다.

일단 낮아진 실업자 증가 폭과 실업률이다. 수치상으로는 분명 낮아졌다. 지난해보다 개선됐다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 추이를 보면 해석이 달라진다.

5월 실업자 수는 80만7000명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1만2000명 줄었다. 지난 3월에는 94만5000명으로 12만8000명이 줄었고, 4월에는 89만5000명으로 4만1000명이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실업자 감소 폭이 점점 줄어드는 셈이다.

고용 부문도 질적으로 따지고 보면 실망스럽다. 임금근로자들 가운데 상용직 증가 폭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일용직은 감소 폭이 둔화되는 추세다.

상용직의 경우 지난 1월 전년동기 대비 46만5000명 늘어났던 것이 2월에는 41만7000명, 3월에는 35만6000명으로 증가 폭이 축소됐다. 5월에도 3월과 같은 수치다. 일용직은 지난 3월 전년동기 대비 21만5000명이나 줄었던 것이 4월에는 18만5000명, 5월에는 13만6000명 감소에 그쳤다.

안정된 상시 정규직 일자리를 구한 취업자는 줄어드는 반면 일용직은 연초 개선됐던 수치들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아무리 고용이 늘어나도 질적으로 나빠졌다는 것이다.

다른 기준으로 봐도 문제는 심각하다. 산업별로도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서비스업 취업자는 전년동기 대비 53만1000명이나 늘어나는 등 개선됐지만 정작 제조업 취업자는 6만7000명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대부분의 연령층에서 고용률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정작 취업의 중추를 맡는 20대와 30대는 취업자수가 감소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2002년 이후 10년 만에 취업자수 40만 명 이상 증가가 8개월 연속을 기록했다”며 “취업자 수가 2010년 5월 2400만명을 넘어선 이후 만 2년 만에 2500만명을 넘어섰다”고 자축했다.

하지만 정부조직 내에서도 이런 자세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국제기준에 따라 만들어진 우리 고용지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통계청의 주장에 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공식 실업자 이 외에 ‘회색지대(gray area)’에 놓여있는 사실상의 실업자들을 다양한 보조지표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식 기자>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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