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3 국내외서 판매 돌풍
S보이스 활용정도 따라 승부 윤곽
애플이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시리(siri)의 기능을 대폭 강화시킨 iOS6를 발표, 음성인식을 둘러싼 애플과 삼성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애플이 아이폰5를 내놓기 전 업그레이드된 시리를 선보인 반면, 갤럭시S3를 먼저 공개한 삼성은 본격적으로 시리의 대항마격인 S보이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S3가 이미 유럽과 미국ㆍ중국 시장에 출시됐고, 국내서도 출시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갤럭시S3에 최초 선보인 S보이스 업그레이드에 시동을 걸 계획이다. 사전처럼 수많은 단어를 미리 제품에 탑재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용자가 사용하는 언어를 별도서버에 축적하는 음성인식 특성 상 갤럭시S3가 시장에 풀리면서 음성DB를 쌓을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애플이 시리를 선보인 뒤 업그레이드판을 내놓기까지 걸린 시간을 단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10월 아이폰4S가 나오면서 최초 공개된 시리는 이번에 기능이 강화되기까지 8개월이 걸렸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보다 시간을 줄여 이르면 연내 S보이스의 기능을 한 단계 올린 업그레이드판을 내놓을 계획이다.
연내 S보이스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이유는 갤럭시S3가 국내외에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 이미 출시 전부터 해외에선 선주문이 1000만 대 가량 들어왔고, 국내 예약가입 첫날 시간 당 9000대(LTE모델) 꼴로 예약이 몰릴 정도로 반응이 뜨거운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정도 분위기라면 갤럭시S3 사용자가 아이폰4S 이상으로 음성인식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컨설팅그룹 팍스어소시에이츠의 조사에 따르면 아이폰4S 사용자 중 87%가 시리를 한 달에 한 번 이상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리에 음성으로 요청하는 건수는 한 달에 약 10억 건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S보이스와 시리 둘다 울프람알파라는 동일한 검색엔진을 사용하고 있고 아이폰4S의 시리 사용빈도 수준이라면 S보이스도 시리 이상으로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1000만대 선주문이 들어온 가운데 한 사람이 하루에 세 번 이상만 S보이스를 이용해도 10억 건은 충분히 능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S보이스는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나 데이터를 음성으로 요구할 경우 단말기가 알아서 찾아주는 기능 중심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보이스는 시리에 비해 음성으로 단말기 자체를 제어하는 성능은 뛰어난 반면 iOS6에서 공개된 시리 만큼 정보제공 능력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애플은 iOS6에서 음성으로도 스포츠 경기 일정이나 스코어 영화 시간표, 극장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반면 S보이스는 음악ㆍ전화 등 소리가 나는 상황에서도 음성으로 단말기를 제어할 수 있고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키는 것에서 나아가 직접 조작까지 가능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S보이스를 업그레이드하는 시기와 애플이 아이폰5를 내놓는 시기가 맞물린다면 1차적으로 음성인식 품질이 비교대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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