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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위기에 한국 기업들 실적 발목 잡혔다
[헤럴드경제=최재원 기자] “Europe’s Fade Becomes Drag on Sales for U.S. Companies.”(유럽의 위축이 미국 기업들의 실적을 발목잡고 있다.)

지난 5일자 미국 뉴욕타임스의 1면 기사 제목이다. 신문은 “시스코와 델 등 유럽 판매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최근 유럽 지역 매출 감소가 2분기 기업 실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글로벌 기업들에 재를 뿌리고 있다. 유로존 17개국은 물론 주요7개국(G7)까지 위기 진화에 나섰지만, 유럽발 위기는 장기간 기업 실적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11일 헤럴드경제가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국내 157개 주요 상장기업의 올해 예상 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예상 순이익이 연초 대비 9.4%나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에 이어 스마트TV와 스마트폰 등 글로벌 전기전자(IT) 시장을 제패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연초 이후 예상 순이익이 28.5%나 늘었지만, 4개 기업 중 3개 꼴인 116개 기업의 예상 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066270) -92.8%, LG생명과학(068870) -78.7%, 한진(002320) -73.9%, STX엔진(077970) -72.1%, 한라건설(014790) -61.4%, LG유플러스(032640) -57.3%, 효성(004800) -52.5%, 한화케미칼(009830) -51.9% 등 8개 기업의 올해 예상 순이익은 연초 전망치 대비 반토막이 날 전망이다.

주요 업종별로 따져보면 소재(철강ㆍ화학), 에너지, 산업재(건설ㆍ기계ㆍ조선ㆍ해운ㆍ항공) 부문의 위축이 두드러졌다. 소재는 연초대비 -26.1%, 에너지 -15.7%, 산업재 -11.7% 등이다.

연초 대비 순이익 전망치가 30% 이상 줄어든 24개 기업 가운데 60%에 육박하는 14개 기업은 소재ㆍ에너지ㆍ산업재 등 3개 업종에 속해 있다.

이들 업종은 총수출에서 EU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통계청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업종별 총수출에서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조선이 23.1%, 기계 10.0%, 철강 6.9% 등이다.

유로존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기업 이익의 하향 전망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유럽경제 침체가 국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대(對) EU 직ㆍ간접 수출은 692억달러로, 현재의 유럽 위기가 현실화할 경우 EU 수출은 207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2009년 4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EU의 수입 증감율은 -27%를 기록한 바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8일 기준금리를 1년째 동결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해 “유로지역 리스크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불안 및 주요국 경제의 부진 가능성 등으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더 커졌다”고 경고했다.


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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