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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명품족 “AS불편 감수…적정비용만 지불하겠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명품이 괜히 비싸겠나. 다 자릿값이고 백화점 이름값 아닌가.”(30대 여성 이모 씨)

“온라인몰 쇼핑이 값이 싼데도 주저하게 되는 건 실제로 물건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명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더 믿고 살 수 있는 것 같다.”(30대 여성 손모 씨)

‘명품의 전당’ 백화점을 외면하고 온라인몰에서 ‘손품’을 파는 소비자들은 현행 명품 유통구조에 대한 불신이 온라인몰 명품 쇼핑을 하는 원인이라고 성토했다.

외국의 유명 명품은 정식 수입사를 거쳐 백화점에 유통되는 게 보통이다. 온라인상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나오는 명품들은 병행 수입을 했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게 되는 경우가 많다. GS샵은 일부 품목에서 상품을 직수입해 중간 수입사를 거치는 유통 마진을 없애기도 한다.

온라인 명품족들은 명품의 가치를 소비하는 데 수입사와 백화점에 이르는 마진을 굳이 지불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이 같은 판단에는 사후관리(AS) 등에서 차별을 받는 것도 감수하겠다는 각오(?)가 뒤따른다.

실제로 스토케 유모차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할 때 받은 시리얼넘버를 온라인 사이트에 입력해 인증을 받아야만 AS를 받을 수 있다. 외국에서 제품을 구매하거나 병행수입 등의 경로를 이용한 소비자들은 시리얼넘버를 챙기지 못해 AS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잦았다. 백화점 명품 가격은 AS 편의 등의 비용이 포함된 가격이라 봐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온라인 명품족들은 이 같은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적정 비용만 지불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소비자가 쥔 정보가 투명해지고, 많아지면서 생긴 변화”라고 말했다. 유통사 쪽으로 기울었던 정보의 균형이 소비자 쪽으로 이동하면서 ‘자가책임형 소비자’들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기존 유통사들의 마진이 크다는 지적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알려졌고, 백화점이나 면세점 등으로 국한됐던 명품 유통 채널도 다양해지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커졌다”며 변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명품에서 AS는 매우 큰 의미”라며 “AS에 대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온라인몰을 선택한 것은 가격 이점과 온라인 구매에 대한 신뢰가 소비자들을 움직이는 데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단, 그는 “혹시 모를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온라인몰에서의 구입 시,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정한 규정을 준수하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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