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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주말 ‘결혼식 릴레이’…회사원 A씨 하루 축의금만 40만원?
윤달 피한 예비 신랑ㆍ신부 몰리면서 6월 주말 결혼식 봇물
하루 두세건은 기본…직장인 축의금 부담 커져
부부 중 한명만 결혼식 참석하기 등 ‘축의금 줄이기 백태’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무역업체 대리로 일하고 있는 손모(30)씨는 지난 주말 동안 무려 다섯개의 결혼식에 초대 받았다. 대학 동기와 선배, 그리고 직장 동료 및 거래처 직원의 결혼식이었다. 손씨는 이중 세개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축의금은 다섯 곳 모두에 보냈다. 축의금으로 들어간 돈은 총 40만원. 친분에 따라 5만~10만원까지 다양하게 나눴다.

손씨 본인도 오는 9월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터라 지인들의 결혼식 초청을 마다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현금으로 수십만원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터라 부담이 크다. 손씨는 “6월은 매주 주말 결혼식에 다니느라 개인 시간을 낼 수 없을 정도다. 나도 결혼을 앞두고 있다보니 ‘주는 만큼 받는다’는 혼례 문화를 무시할 수 없어 축의금 부담이 크더라도 지인들의 결혼식에 열심히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6월은 ‘결혼의 달’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4월21일부터 5월20일까지 음력 3월이 한번 더 반복되는 윤달 기간을 피한 결혼식이 몰리고 있기 때문. 음력과 계절간의 시차를 없애기 위해 3년에 한번씩 되돌아오는 윤달은 액운이 있는 달로 여겨 예로부터 이 기간에는 예식을 올리는 것을 기피하는 문화가 있어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6월은 매주 주말마다 결혼식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주말마다 2~3개 이상의 결혼식이 있는 경우는 예사고 하루에 여러개의 결혼식이 겹치는 일도 많다.

웨딩업체 관계자는 “결혼의 달이라고 불리는 5월 예식이 윤달 때문에 크게 줄어든 만큼 6월 예식이 많이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보다 30~40%정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축의금은 소득과 상관 없이 5만, 7만, 10만원 등 사실상 정액화 돼있어 소득이 많지 않은 사회 초년생에겐 더욱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해 대학원을 졸업하고 어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는 윤모(29ㆍ여)씨는 “6월에만 친한 친구 2명을 비롯한 지인 결혼식이 4건 예정돼있다. 축의금으로 총 50만원 정도가 예상된다. 내 한달 수입이 180만원 정도인데 축의금으로만 수십만원이 지출되니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소득이 없는 은퇴자들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50대 이상 직장 은퇴자 500명을 대상으로 최근 경조사비에 대해 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 이상이 “경조사비 지출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명예퇴직을 한 박모(56)씨는 “고교 동창이 자제들 결혼식 청첩장을 많이 보내오고 있는데 솔직히 한숨부터 나온다. 6월에만 벌써 2건이 예정돼있는데 은퇴 후 이렇다 할 소득이 없어 축의금이 상당히 부담된다”고 말했다.

축의금을 줄이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9급 공무원 김모(34ㆍ여)씨는 “신랑과 번갈아가면서 참석하고 있다. 두명이 함께 가면 밥 값을 생각했을 때 10만원은 해야하지만 한 명만 가면 5만원만 내도 된다”고 말했다.

홍보대행사에 근무하고 있는 한모(28ㆍ여)씨는 “최근 호텔 결혼식에 초대 받았는데 참석하지 않고 축의금을 3만원만 보냈다. 호텔 결혼식은 밥 값이 비싸다보니 축의금도 5만원, 7만원 이상은 해야해 더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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