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싼ix, 브라질선 ‘혼합연료’ 사용
800cc 경차 이온, 인도시장 공략
현대·기아車 현지형 전략 주효
브라질에 가면 사탕수수에서 뽑은 바이오에탄올로 달리는 스포티지R를 볼 수 있다. 준중형급답지 않게 덩치가 큰 아반떼는 중국 시장에서만 선보였다. 혹한으로 유명한 러시아 판매용 모델에는 4ℓ의 대용량 워셔액이 들어가고, 중동시장에 성지순례용으로 제작한 버스 안에는 세면대까지 탑재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세계 각국에서 팔리는 현대ㆍ기아자동차의 모델이 비슷하지만 다른 이유다. 현대ㆍ기아차는 신흥 시장의 특성에 맞춰 현지전략형 모델을 개발, 선보이고 있다.
브라질은 세계 바이오에탄올 개발을 이끌고 있는 국가다. 사탕수수 등에서 정제한 바이오에탄올은 브라질의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브라질 자동차시장 역시 바이오에탄올과 가솔린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혼합연료’ 차량이 전체 판매의 90%에 이른다.
신형 아반떼 ‘랑둥’ |
현대ㆍ기아차도 이미 주요 모델을 혼합연료 차량으로 개조해 선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투싼ix를 개조모델로 브라질에 출시했으며, 신형 싼타페와 i30 등도 개조 모델로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차 쏘울, 모닝, 스포티지R도 바이오에탄올을 쓸 수 있는 개조차량으로 판매 중이다.
칠레ㆍ엘살바도르 등 고도가 해발 700m 이상된 국가에 수출되는 차량에는 부족한 공기를 보충해주는 고지보상장치를 추가 장착했다.
아프리카 시장에선 포터가 현대차의 효자 차종이다. 특이한 점은 남아공에 수출되는 포터의 타이어 크기다. 기존 포터는 적재용량이나 성능 등을 감안해 앞뒤 타이어 휠 크기가 각각 15인치와 13인치로 다른 복륜구조를 갖췄지만, 남아공 수출용 포터는 15인치로 동일하다.
현대차 측은 “남아공 도로 포장률이 떨어져 비포장 도로가 많다. 차량 하부 손상 없이 안정적으로 운행할 수 있도록 타이어를 크게 제작했다”고 밝혔다.
쏠라리스(엑센트), 이온 |
중국 시장에는 신형 아반떼 ‘랑둥’이 대표적 현지전략형 모델이다. 국내 아반떼와 비교해 전장과 전고를 각각 40㎜, 10㎜ 늘렸고 화려한 라디에이터 그린과 해드램프 등으로 중국인의 취향을 반영했다.
지난해 7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기아차 K2도 역동적인 디자인과 가죽 재질의 실내 인테리어, 스마트키, 슈퍼비전 클러스터 등 고급사양을 대거 적용해 중국 시장에 선보였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가 소형차 구입에서도 전체적으로 크기가 크고 내외관이 고급스러운 차를 선호한다. 현지전략형 모델로 이런 중국 시장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했다”고 말했다.
쌍트로와 이온은 인도에 선보인 현대차의 대표 모델이다. 쌍트로는 이름부터 인도 시장을 고려했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인도인이 좋아하는 ‘S’자를 앞에 붙여 발음하기 좋게 만들었다. 최근 새롭게 선보인 800㏄급 이온도 국내에선 볼 수 없는 현대차 경차 모델이다.
러시아 시장에서는 눈이 많이 내리는 기후를 고려해 쏠라리스(엑센트)에 4ℓ의 대용량 워셔액 탱크와 타이어의 머드 가드를 기본으로 적용했고, 중형급 이상 차량에서나 적용됐던 ‘윈드실드 와이퍼 결빙 방지 장치’를 장착하는 등 기후적인 특성을 대거 반영했다.
기아자동차가 과거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에 수출했던 대형버스 ‘하지버스’도 현지전략형 모델로 인기를 끈 바 있다. 성지순례용으로 제작된 하지버스는 여행 중 종교의식을 해야 하는 개수대(세면대)가 설치됐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