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헤럴드 포럼 - 김창규> 글쎄 일단 미얀마를 주목하라니까
한국 경제발전이 역할모델
개혁·개방은 한국기업에 기회
경제적 성과에만 급급 말고
민주화 진전에도 도움 줘야


지난 5월 한국 정상으로는 29년 만에 이명박 대통령이 미얀마를 방문했다. 40도를 웃도는 더위 속에서 한국 대표단을 환영하는 시민들과 한적한 네피도 거리의 모습은 과거 60~70년대 우리나라를 떠올리게 했다. 그래서인지 미얀마는 한국의 경제발전모델을 자신들의 역할모델로 인식한다고 한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한ㆍ미얀마 정상회담에서 예정된 시간을 한 시간이나 넘기면서까지 20개가 넘는 협력의제를 상세히 설명하는 등 양국 간 협력에 대한 큰 기대를 보여주었다. 이어진 국빈만찬에서도 미얀마 신정부 출범 이후 첫 국빈방문이자 수도 네피도를 방문한 첫 외국 정상을 맞이하기 위해 미얀마 국회의장, 대법원장 등 최고위급 인사가 총출동하여 네피도의 날씨만큼이나 뜨겁게 환대해 주었다.

미얀마는 60년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강국이었다. 그간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인해 경제발전이 정체되었으나 한반도의 3배가 넘는 국토, 6000만명의 인구, 그리고 풍부한 자원까지 보유하고 있어 적극적 대외개방에 나설 경우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지정학적으로도 미얀마는 중국 인도 태국 방글라데시 라오스 등 5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고, 동-서남아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는 오늘날 글로벌 초연결시대에 개혁ㆍ개방의 이점을 더욱 크게 누릴 수 있는 강력한 비교우위 요소가 될 것이다.

현지 진출기업 및 동포 대표 간담회에 참석한 우리 기업들은 이번 모국의 대통령 방문이 양국 간 교류협력을 더욱 증진시키고 투자ㆍ경영환경이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정부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얀마의 개혁ㆍ개방 속도에 맞춘 경제협력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우선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 공유, 유ㆍ무상 원조 확대, 고위급 협력채널 구축, 투자보장협정 체결 등을 통해 협력 기반을 조성하고, 민주화와 경제개방이 본궤도에 오르면 대규모 투자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미얀마 정부도 경제ㆍ산업 전반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 오랜 군정의 영향으로 취약한 경제ㆍ산업 정책역량 확보 지원이 시급하다. 이와 함께 사회통합을 위한 소수민족 포용, 경제발전 등의 당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고용창출을 위해 한국 기업이 노동집약형ㆍ자원가공형 산업에 투자를 확대해줄 것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이 밖에도 그간 소수민족과의 분쟁으로 인해 제한되었던 지역의 광물탐사ㆍ개발, 미얀마의 심각한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전력인프라 확충, 경제특구 개발 등 개발협력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앞으로 우리 기업들에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우리에게 미얀마는 아직 과거의 슬픔과 미래의 희망이 공존하는 나라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날 이루어진 대통령의 아웅산 국립묘지 방문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게 하였다. 조급하게 경제적 성과만 좇을 것이 아니라, 미얀마의 민주화가 더욱 진전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역시 우리의 몫이다. 지금 미얀마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 세계의 정부 관계자, 기업인들도 미얀마로 달려가고 있다. 우리도 미얀마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에 주목하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