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의 ’탈북 대학생에 대한 폭언과 변절자‘발언에 대해 새누리당과 북한인권단체들이 일제히 “국회의원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등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탈북자와 보수로 전향한 북한인권운동가에 대한 ‘변절자’라는 표현이 임 의원의 종북(從北)적인 사고 방식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4일 “통합진보당 종북 주사파 문제도 심각하지만, 민주당 종북 세력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각을 금할 수 없다”며 “그런 세력이 민주당에 있다는 게 드러난 이상, 도의적,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자격이 안되는 인물을 후보에 넣은 것 자체에 책임이 필요하다”며 민주당이 임 의원에 대해 통진당 문제 의원들과 같은 선상에서 처리할 것을 주문했다. 사실상 ‘자진 사퇴’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임 의원이 ‘변절자’로 표현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도 “임 의원이 탈북자에 대한 적대의식이 있고 탈북자를 변절자로 생각함을 알 수 있다”며 “그런 ‘나쁜’ 탈북자를 돕는 북한인권운동을 하기 때문에 (나도) 등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정권을 비판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변절자’로 표현한 임 의원의 국가관을 꼬집은 것이다.

탈북자와 대북인권단체들도 비판을 쏟아냈다. 탈북여성 1호 박사이자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으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이애란 의원은 “(임 의원이)정책으로 일하겠다고 했는데, 탈북자를 변절자로 모는 사람이 누구를 위한, 누구를 위한 정책으로 일할 것이냐”며 “국회의원을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임 의원의 모교인 한국외대 탈북 재학생들로 구성된 ‘NK통일리더십동아리’도 “자진 월북해 김일성에게 90도로 허리 굽혀 인사하며 굽실거리던 주사파의 한 사람이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탈북자들에게 변절자라고 한다는 것은 얼토당토하지 않다”며 “북한의 세습독재와 탈북자 강제북송, 인권탄압을 규탄하는 대북성명을 발표하지 않는다면, 임 의원이 사퇴하는 날까지 투쟁을 계속하고 법적 대응까지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정호ㆍ조민선ㆍ신대원 기자 /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