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性정체성 담은 윤리규정 발표
경직된 조직문화 대변신 예고개인·소통·환경 경영 접목도
포스코가 이달부터 시행하는 개정 윤리규정의 핵심은 개인, 소통, 환경이다. 조직 논리에 밀려 등한시되던 개인을 인정하고, 소통 대상을 사회적 소수자(minority)까지 확대해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윤리규범을 정립하겠다는 것이다. 또 환경을 모든 경영 요소에 접목해 굴뚝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포석도 깔았다.
▶경직된 조직문화를 유연하게=포스코가 개인의 존엄성 및 사생활 등 개인의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내용을 윤리규정에 포함한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 포스코 내 경직된 조직문화의 대변신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포스코는 맨땅에서 철강산업의 기틀을 세운 창업 정신의 영향으로 조직 문화가 상명하달(上命下達)식으로 다소 경직됐었다. 물론 이러한 조직문화 덕분에 빠른 의사결정 및 행동력이 가능해 국내 최고의 철강회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급변하는 세계 경제 흐름 속에서 ‘로컬 넘버원(local number1)’이 아니라 ‘글로벌 넘버원(global number1)’이 되려면 기존의 방식과 다른 ‘무엇’이 필요해졌다. 이에 포스코 내부적으로 ‘창의성’이 인재의 최고 덕목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실제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올 초부터 ‘비용 절감’과 ‘수익성 재고’의 상충된 개념이 포함된 ‘패러독스 경영’을 경영 화두로 제시하면서, 직원들의 창의성 향상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지금까지 조직 논리에 밀려 등한시되던 개인의 가치 존중을 윤리규정에 포함해 직원 개개인의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사회적 소수자와 소통 통해 사랑받는 기업으로=포스코가 국적이나 인종, 성정체성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로 명문화 한 것은 소통하는 기업만이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전사적인 판단 때문이다.
당초 포스코는 다문화 가정 관련 사회공헌 활동을 명문화한 ‘헌장’을 발표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런 활동이 자칫 ‘보여주기식’ 행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내부 윤리규정을 수정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즉 윤리규정 개정의 시발점은 ‘다문화 가정’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명시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이에 따라 차별 금지 대상에 국적과 인종이 포함됐다. 여기에 성정체성도 차별 금지 대상에 포함해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윤리규정을 정립했다. 또 사회적 소수자는 아니지만, 조직 내에서 차별 요소로 작용했던 지역, 결혼 여부 등에 대해서도 차별받지 않도록 했다.
또 포스코는 윤리 규정에 환경 조항을 신설해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철강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하려는 노력도 했다. 친환경 경영을 명문화해 전사적으로 환경,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등에 적극 대응, 기업활동 전반에 ‘환경’이라는 기준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도록 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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