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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드레스도 안했는데 2벌타라니…
맥도웰, BMW 챔피언십서 “볼 움직였다” 벌타 받고 결국 컷탈락…프로골퍼들 “억울한 규정에 상금 오락가락” 하소연
지난주 끝난 미국 PGA(프로골프협회) 투어와 EPGA(유러피언투어)에서는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애매한, 또는 당연한 규정 때문에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골프클럽 개수를 규정한 것부터 드롭, 어드레스 등 엄청나게 다양한 골프규칙은 사실 선수들의 플레이를 공정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심판이다. 또한 규칙을 제정하는 영국 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규정들은 선수들을 불이익으로부터 구제하려는 것”이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딱히 그렇지 않은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지난주 잉글랜드 서레이의 웬트워스클럽에서 열린 EPGA BMW PGA 챔피언십에서 ‘US오픈 챔피언’ 그래엄 맥도웰(북아일랜드)이 엄격한 규정에 발목을 잡혔다. 24일 열린 1라운드 18번홀(파5)에서 맥도웰이 친 티샷이 우측 숲 오르막에 떨어졌다. 맥도웰은 다가가서 까다로운 세컨샷을 했다. 문제는 맥도웰이 다가가는 도중에 볼이 살짝 움직였다는 것이다. 볼과 3m가량 떨어져 있었고 어드레스를 하기도 전이었기 때문에 맥도웰은 벌타를 받을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위원은 제보를 받은 뒤 중계화면을 보고 2벌타를 부과했다. 

맥도웰이 친 티샷이 숲 오르막에 떨어졌다. 맥도웰은 다가가서 까다로운 세컨샷을 했다. 문제는 다가가는 도중에 볼이 살짝 움직였다는 것이다. 볼과 3m가량 떨어져 있었고 어드레스를 하기도 전이었기 때문에 그는 벌타를 받을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위원은 제보를 받은 뒤 중계화면을 보고 2벌타를 부과했다.

맥도웰은 경기 후 “어드레스도 하기 전에 움직였는데 내가 움직인 것인가”라며 항변했지만, EPGA는 원칙을 고수했고 맥도웰은 결국 2타차로 컷오프됐다. 벌타 한방에 상금 획득의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다.

맥도웰처럼 치명적이지는 않았지만 재크 존슨(미국)은 지옥 문턱까지 갔다 와야 했다. 존슨은 PGA투어 크라운플라자 인비테이셔널 최종 4라운드 18번홀에서 룰을 깜빡하고 말았다. 2위 제이슨 더프너에 3타 앞서있던 존슨은 마지막 홀에서 더프너의 퍼트라인 선상에 자신의 볼이 위치하자, 자신의 마크를 옆으로 옮겼다. 그리고 더프너의 퍼트 이후에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존슨은 옮겼던 마크를 원위치했어야 했다. 만약 이대로 끝냈다면 우승을 하고도 실격할 뻔 했던 것. 다행히 누군가 제보를 해줘 존슨은 자진신고를 했고, 2벌타를 받아 1타차로 우승을 지켜낼 수 있었다. 메이저 우승까지 했던 존슨이지만 모처럼 찾아온 우승 기회 앞에 아마추어 골퍼들마저 훤히 알고 있는 룰을 깜빡 잊고 말았던 것이다. 만약 존슨이 선의의 제보를 받지 않았다면 수억원의 상금을 놓치고, 한동안 패닉상태에 빠졌을 것은 자명하다. 

재크 존슨은 마지막 홀서 옮겼던 마크를 원위치하지 않아 우승을 하고도 실격할 뻔했다. 다행히 누군가 제보를 해줘 존슨은 자진신고를 했고, 2벌타를 받아 1타차로 우승을 지켜낼 수 있었다.

존슨의 경우야 본인의 명백한 실수니 그렇다 쳐도, 맥도웰의 경우는 분명 논란의 소지가 있다.

두 차례나 바람 때문에 볼이 움직여 우승 기회를 놓쳐야 했던 ‘비운의 골퍼’ 웹 심슨처럼, 골퍼에게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는 볼의 움직임으로 벌타를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높았다. 이 때문에 완고하고 깐깐하기로 유명한 R&A는 지난해 말 ‘선수가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볼이 중력이나 바람에 의해 움직였을 경우 벌타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규정을 바꿨다.

골프만 잘 쳐서 될 일이 아니다. 서 있는 볼도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한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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