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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 - 신율> 19대 국회 좀 나아질까?
대선 앞두고 국회 존재감 상실
여당은 새 대통령 눈치보고
야권은 목소리 잘못내다 불똥
최악의 18대보다 나아질런지…


18대 국회는 최악의 국회였다.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국회의장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어 의장직을 사퇴하고, 예산안은 한 번도 제대로 통과된 적이 없으며, 해머와 전기톱 그리고 최루탄까지 등장했으니 이 정도면 ‘최악의 기록 경신’을 충분히 하고도 남을 정도다.

18대 국회가 이렇듯 최악이 될 수밖에 없었던 책임은 국회의 절대 과반 이상을 차지했던 새누리당에 있다는 생각이다. 즉 다수의 힘으로 소수를 밀어붙였기 때문이라는 건데, 아무리 민주주의에서 다수결이 중요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수단일 뿐 민주주의의 금과옥조는 바로 소수의견을 제도에 반영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누리당 의원들이 잊었거나 몰랐던 것이 분명하다.

이렇듯 새누리당 의원들이 수(數)로 밀어붙이게 된 원인은 두 가지라고 생각된다. 첫 번째 원인으로는 이명박 대통령의 ‘효율성’ 강조를 꼽을 수 있다. 효율성 때문에 기다릴 줄 아는 정치가 아닌, 밀어붙이는 정치를 했다는 말이다. 물론 새누리당 의원들이라도 대통령의 이런 잘못된 정치적 시각에 저항했으면 문제가 달랐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여기에서 두 번째 이유가 나온다. 바로 의원들의 자질 문제다. 17대 총선은 탄핵 덕분에 열린우리당 깃발만 있으면 누구나 당선되는 분위기였던 반면, 18대 총선은 이명박 정권의 허니문 시기인 데다 워낙 반노(反盧)정서가 강한 상황에서 치러져 한나라당 깃발만 들고 나오면 거의 당선되는 분위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17대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자질이 문제였고, 18대에는 상당수 새누리당 의원들의 자질이 문제였다.

바로 그런 자질이 안 되는 의원들이 많아서 민주주의의 근본 가치도 모르고 거수기 노릇 하는 것에 별 거부감이 없었던 모양이다. 물론 야당도 똑같이 반민주적 방법으로 저항했으니 이 역시 비난받아 마땅하다. 어쨌든 이런 18대 국회는 이제 끝났다. 그렇다면 19대 국회는 나아질 확률이 있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시기적으로도 19대 국회는 그 존재감을 상실하기 쉽다. 바로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전까지는 여당의 경우 모든 문제를 그저 조용조용 넘기려 할 것이고, 야권의 경우는 어떻게든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강경노선을 취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선 구체적 결과물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리고 대선 이후에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른바 허니문 시기를 6개월 정도는 가질 것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여당은 새로운 대통령 눈치나 보며 지낼 것이 분명하고 야권 역시 목소리를 잘못 냈다가는 새로운 정권 발목잡기라는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 상대적으로 조용할 확률이 높다.

이렇게 되면 19대 국회는 1년6개월을 성과 없이 날려버리는 셈이 된다. 그러니 일할 시간은 불과 2년도 안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국회의원 자질도 18대보다 나을 것 같지 않다. 새누리당의 경우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충성도가 공천의 중요 척도였고, 야권의 경우는 지분 나눠먹기 식으로 공천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19대 국회에 대한 희망을 갖기란 무리라는 생각이다. 물론 이런 생각이 틀리길 바랄 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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