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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만 앞세운 인수합병…美 로펌거인의 파산스토리
[헤럴드경제=윤현종기자]변호사 수만 1000명이 넘는 미국 대형로펌이 파산절차를 밟게됐다. 잇따른 M&A(기업 인수합병)과 금융위기의 여파가 ‘로펌계의 거인’을 쓰러뜨렸다. 돈만 앞세운 인수합병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는 평가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뉴욕의 로펌 듀이 앤 르부프가 지난 28일밤 맨해튼 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로펌 가운데 미국 역사상 최대규모의 파산 신청으로 기록됐다.

듀이측은 이날 파산보호 신청 사실을 확인하며 회사가 부채를 갚기 위해 청산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필요한 인력 90명 정도만 회사에 남도록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로펌은 3억1500만달러의 부채를 떠안고 있다. 이중 2억2500만달러가 은행에 물려있다. 나머지 채권자는 건물주와 전 파트너 등이다.

듀이 앤 르부프는 지난 2007년 듀이 발렌타인과 르부프, 램, 그린 앤 맥레이가 합병하면서 생겨난 로펌이다. 한때 변호사가 1400명, 직원수가 2500명, 해외 지사만 26개였을 정도로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초대형 로펌이었다.

그러나 연이은 인수합병이 듀이의 운명을 갈랐다. 재정이 부실해지기 시작했고 최근 경영상태도 악화되면서 파트너급 변호사들의 급여가 대폭 깎였다. 이에 반발한 변호사들도 대거 이탈한 상태다. 올 1월 이후에만 변호사 300명 가운데 85% 이상이 회사를 떠났고, 최근에도 10여명이 이탈을 계획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 최고인재로 꼽혔던 부동산부문 글로벌 본부 직원들도 회사를 등졌다. 경영권을 둘러싼 다툼도 생겨났다. 뒤이어 터진 2008년 금융위기는 듀이의 몰락을 부른 결정타였다.

전문가들은 돈만 앞세운 지나친 성장전략이 듀이를 파산으로 내몬 결정적 계기였다고 지적했다. 윌리엄 핸더슨 인디아나대(大) 법학교수는 “합병 후 듀이는 기업문화, 가치 등 돈을 뺀 어떤 부분도 공유하지 않았다”며 “돈으로만 붙여놓은 회사는 잘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라고 꼬집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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