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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부조작에 납치까지…차세대 유망 골잡이의 ‘자책골’
‘한국의 비에리’서 범죄자로…축구스타의 몰락
키 188㎝에 과감한 슈팅까지…아시아청소년대회 우승주역

2011년 승부조작 개입 제명
후배와 사업실패로 극단선택
부녀자 납치 결국 쇠고랑



그는 한국의 ‘비에리’라 불렸다. 그의 발끝에서 나온 축구공은 한국 축구 팬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과감한 슈팅, 유럽 축구 선수와 같은 몸싸움, 한국에서 볼 수 없는 과감한 슈팅과 몸싸움, 키 188㎝에서 나오는 강력한 공중전. 그는 지난 2002년 브라질청소년팀과의 2차평가전에서 보여준 동점골과 추가골을 넣으며 차세대 한국 축구 혜성임을 입증했다.

이렇게 맹활약하던 A(28) 씨. 지난 2002년 청소년 축구대표팀에 정조국과 투톱으로 나서면서 아시아청소년 축구선수권에서 한국에 우승컵을 안겨줬다. A 씨는 이 경기에서 최우수선수로 꼽히며 차세대 스트라이커로서 입지를 갖춰 나갔다.

2004년 A 씨는 자신이 속한 삼성 블루윙즈를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고, 2006년에는 포르투갈 SC브라가로 옮겨 팀내에서 최고 평점을 받으며 유럽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하기도 했다. 이후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K리그 성남일화 등을 거쳐 2010년에 군복무를 위해 광주 상무 불사조에 입단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때부터 A 씨가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A 씨가 지난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깊이 개입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작년 프로축구 승부조작 파문은 현역 선수들의 연이은 자살, 개입된 축구선수들의 제명까지 이어졌다. A 씨는 승부조작에 가담해,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았다. 소속팀과는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브로커와 선수들을 연결시키는 데 개입한 혐의까지 받았다. K리그에서 영구 제명되는 것은 물론,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에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받으며 A 씨의 축구 인생은 끝이 났다.

이후 A 씨는 군복무 시 알게 된 후배와 같이 사업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사업자금으로 빌린 돈의 원금은커녕 이자 등도 갚지 못했다.

결국 A 씨는 다시는 돌아 올 수 없는 나락으로 걸어 들어갔다.

A 씨가 축구공 대신 칼을 들었다. A 씨와 후배 B(26) 씨는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부녀자를 납치할 계획을 세웠다.

A 씨 등은 지난 25일 밤 10시께 강남구 청담동의 영화관 앞에서 시동을 켜 놓고 잠시 대기 중이던 승용차 1대를 훔쳤다. A, B 씨 등은 훔친 차로 강남 일대를 약 4시간 동안 배회했다. 다음날 새벽 두시께 강남구청 앞 대로에서 피해자 C(45ㆍ여) 씨 혼자 벤츠 승용차를 운전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자택까지 따라갔다.

A 씨는 차에서 내리는 C 씨에게 다가가 칼로 위협했다. 이후 차량을 훔치고 C 씨를 납치했다. A 씨가 모는 벤츠 차량이 서서히 움직이는 틈을 타 C 씨는 탈출해 112에 신고했다. 서울 강남 경찰서는 A 씨와 후배 B 씨 등 2명을 검거해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스포츠 스타에서 시작한 A 씨가 막장 인생에까지 이르게 된 이야기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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