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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전자회사들 옛 영광 다시는 안 올 것”..폭풍감원 러시
[헤럴드경제=윤현종기자] “아, 옛날이여. 지난 시절 다시 올수 없나..”

일본 전자회사들이 요즘 잔인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한 달 전 소니에 이어 파나소닉도 대규모 인원감축에 나섰다. 감원바람이 거세다. 한때 ‘떠오르는 태양’으로 칭송받으며 애플과 IBM, 마이크로소프트를 벌벌 떨게하던 화려했던 기억은 이제 아득한 과거가 됐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전자회사들의 영광은 앞으로 다시 오지 않을 것”이란 외신보도가 나와 부활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일본 전자회사들을 맥빠지게 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9일 파나소닉이 본사의 인력 절반을 연내 감원 또는 전환 배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본사 인력 7000명 가운데 3∼4000명에게 연내 희망퇴직 신청을 받거나 자회사에 전환 배치하기로 한 것이다. 이 회사의 본사 인력감축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나소닉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 TV 사업 등에서 고전하면서 작년도에 7721억엔(약 11조4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일본 전자회사의 대규모 감원은 2012년 들어서만 두 번째다. 스타트는 소니가 끊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4월 9일 소니가 계속되는 부진으로 만 명 규모의 감원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소니 전체 인력 16만8200명의 6%에 해당한다. 적자행진을 계속하던 소니는 2008년에도 1만6000명을 감원한바 있다. 실제로 소니는 2011년 4분기(회계연도 3분기) 매출 26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4% 하락, 영업손실은 2조3000억원에 달했다.

인력감축 도미노가 소니에 이어 파나소닉으로 이어지는 걸 예견한 듯,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은 25일(현지시간) “애플과 IBM, 마이크로소프트가 한때 일본 거대 전자회사들의 그늘에 그려 힘을 쓰지 못했으나 이제 옛 이야기가 되고 있으며, 그같은 영광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포천은 이렇듯 판세가 역전된 이유를 웹(Web)에서 찾았다. 미국 벤처 캐피털들은 인터넷기술부문에 투자,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의 몸집을 키웠다. IBM과 애플은 신시장 개척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선두에 있었다. 미국이나 한국의 다른 기업들 역시 웹의 기능이 전자제품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간파했다.

결국 일본의 후발주자인 미국과 한국의 기업들은 전자제품의 컨버전스화(化)라는 새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실제로 아이팟의 등장은 소니 워크맨을 침몰시켰다. 닌텐도와 세가는 일렉트로닉아츠, 엑티비전, 징가 등 신생 미국 회사들에 비디오게임시장을 내줬다. 소니와 파나소닉을 왕좌에 올렸던 스테레오기기와 텔레비전은 미국LCD TV업체 비지오(Vizio), 미국 디지털뮤지시스템 전문기업인 소노스 등의 제품이 자리를 대신한다.

반면 시장에서 사랑받던 일본산 주력제품들이 이젠 기피대상이 됐다고 포천은 분석했다. 고도의 정밀기술을 요하는 일제 독립형 카메라는 소수 마니아의 전유물이 됐다. 스테레오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더이상 한 자리에 앉아서 음악을 듣지 않는다. 입체음향기기는 오디오광(狂)들을 만족시킬 뿐이라고 포천은 꼬집었다.

그 결과 일본 전자기업의 주가는 급락했다. 소니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는 과거 5년간 72%나 급락했고 샤프와 파나소닉도 각각 76%, 66%나 하락했다. 특히 일본 기업들은 최근 IT업계의 주류인 스마트폰과 랩톱 부문에서 한번도 강점을 보이지 못하고 애플과 삼성전자에 시장을 내줬다. 이같은 기업가치와 수익 하락으로 일본 기업들이 연구개발비를 삭감한 것도 일본몰락의 한 이유라고 포천은 분석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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