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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어있는 1인치’ 부패 척결해야 4% 성장 가능하다
[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우리 경제의 ‘숨어있는 1인치’는 부패 척결이다”

정권말 비리 망령은 어김없었다. 곳곳에서 부패 악취가 진동한다.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 정치권, 공기업 등 부패가 여전히 만연해 있다. 서민의 돈줄을 자임하던 저축은행도 비리로 켜켜이 엮여 있음이 또다시 드러났다. 이런 부정부패가 우리 사회의 진보를 가로막는 것은 물론 경제 성장을 어느정도까지 저해하는지 수치로 증명한 조사결과가 나타났다. 그리스 등 유로존에서 촉발된 경제 위기 등 ‘남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내부만 깨끗이 해도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일 ‘부패와 경제성장 - 부패만 해소돼도 잠재성장률 수준 회복’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청렴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만큼 개선되면 4% 내외의 잠재성장률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투명성기구(T : 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별 부패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부패수준은 최근 들어 다시 악화되고 있다. 부패지수는 세계은행, 국제경영개발원, 세계경제포럼 등이 실시한 공무원과 정치인들의 청렴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산출하며 0으로 가까울수록 부패함을, 10에 근접하면 높은 청렴도를 나타낸다. 한국은 1999년 3.8에서 2008년 5.6까지 상승하면서 부패수준이 개선됐으나 2011년에는 5.4로 다시 하락하였다. 여러 곳에서 비리가 속속 들어나고 있는 올해는 더 나빠졌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가 OECD 평균 수준(부패지수 7.7) 만큼 청렴해지면 연평균 1인당 명목 GDP는 138.5달러, 연평균 성장률은 약 0.6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OECD가 최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하향 조정했지만 사회 청렴도가 높아지기만 해도 연 3.95% 성장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및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현실화 우려 등 외부 요인이 우리나라의 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은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 CNK 주가조작, 저축은행 사태와 같이 현재 수사가 진행되는 부정부패 사안들이 경제 성장률을 더욱 좀먹는 암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이처럼 불법ㆍ부당한 방법으로 힘있는 이들이 물질적ㆍ 사회적 이득을 취했으니 정책결정 과정은 왜곡되고 민간 투자 활력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부패는 부패한 개인이나 특정 집단에게 이익을 발생시키는 한편 타인이나 타 집단에게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할 뿐 아니라 국가경제 전체의 안위를 위협해 국가경제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지속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법ㆍ제도의 선진화 등은 물론 국가 청렴도의 지속적인 개선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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