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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준용의 칸 통신]허진호 감독 “장동건, 중국어도 척척 ‘암기의 천재’” 극찬 (인터뷰)
허진호 감독이 중국의 대표 여배우이자 영화 ‘파이란’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익숙한 장백지와 함께 칸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허진호 감독의 신작 ‘위험한 관계’가 제 65회 칸 국제 영화제에 감독주간으로 초청됐기 때문. 특히 장백지는 지난 2005년 ‘무극’으로 장동건과 함께 찾았던 칸 레드카펫을 다시 한 번 밟았다.

5월 25일 오전 11시께(현지 시각) 프랑스 칸 해변에 위치한 영진위 부스에서 마주한 허진호 감독은 특유의 온화한 눈빛과 느긋한 말투로 취재진을 반겼다.

‘위험한 관계’는 서로 사랑하면서도 사랑을 게임처럼 생각하는 두 남녀가 정숙한 한 여인을 유혹하자는 게임을 벌이면서 점차 파멸로 치닫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는 18세기 말 프랑스의 쇼데를르 드 라클로의 서간체 소설로 수차례 영화화됐으며, 한국에서는 지난 2003년 배용준 전도연 주연의 ‘스캔들’로 리메이크 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번 프로젝트는 배경을 1930년대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삼았다. 특히 이 영화는 국내 톱배우 장동건이 참여한 것은 물론, 장쯔이와 장백지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장백지는 ‘무극’ 이후 장동건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자국의 언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영화를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데, 영어 대사로 만들었던 ‘호우시절’을 한 경험이 있어서 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중국어 대사로 하니까 초반에는 무성영화를 찍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어려웠는데 좀 익숙해지면서 뭔가 좋다 나쁘다란 판단을 할 수 있게 됐죠. 특히 장동건은 중국어로 80%를 연기했어요. 굉장히 놀랐죠. 긴 대사인데 ‘암기의 천재’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현장에서 중국어 대사의 20% 정도를 바꿨는데, 한국말이야 대사를 바꿔도 배우가 그리 어렵지 않은데, 중국어는 다르잖아요. 대사 전체가 날라가버리고 새로 바꿨는데도 장동건은 그걸 다 외우더라고요. 한국에서 개봉할 때는 장동건이 직접 중국어 연기를 할 것이에요.”

이번 작품에서 장동건은 장백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정숙한 여인 장쯔이를 유혹하는 바람둥이로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장동건을 바람둥이 역할로 캐스팅한 허 감독의 의중은 무엇일까.

“장동건이 처음 만났을 때 자기는 ‘나쁜 남자’를 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는 결이 참 좋은, 천성이 좋은 배우이고 영화에서 그런 역할을 많이 맡아왔죠. 그런데 변화를 주고 싶어하는 것 같았어요. 영화 ‘친구’ 같은 것을 보면 부드러움 보다는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했죠. 이번 영화에서도 장동건의 새로운 면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설사 관객들이 장동건을 너무 싫어한다고 해도 작품을 위해 나빠야 했죠. 하하.”

끝으로 허 감독은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를 만든 소감을 덧붙였다. “제가 원작을 가지고 영화를 만든 경험이 없어요. 원작 소설을 읽어보고 장동건과 ‘이 소설을 먼저 읽었으면 연애를 더 잘했을 텐데…’라고 농담을 주고 받은 적이 있지요. 그만큼 지금 시대에 갖고 와도 전혀 손색이 없는 뛰어난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만들면 더 새로울까, 고민을 많이 했죠. 같은 원작으로 영화를 만든 이재용 감독에게 가장 먼저 물어봤어요. 이번 ‘위험한 관계’가 기존 작품들과 다른 점은, 장동건과 장백지 두 인물간의 이야기를 더 만들었다는 데 있어요.”

한편 ‘위험한 관계’는 한국에서 하반기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칸(프랑스) = 최준용 이슈팀기자/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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