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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회장이 던진 화두, 위기와 자신감 그리고 시장지배력과 혁신
[헤럴드경제=홍승완 기자]“전반적으로 사람들이 일하기 싫어하고 나라의 복지를 많이 기대하고 이런 점에서 유럽이나 일본이 다 어렵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4일 귀국했다. 유럽발 경제위기를 직접 살피겠다며 떠난지 3주만이다. 출장의 여독과 산적한 각종 현안들이 이회장의 귀국을 앞당겼겠지만, 그 못지않게 유럽위기에 대한 이회장의 판단이 빨리 마무리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복잡한 정치 상황이나 실타래처럼 꼬인 금융충격 못지 않게 유로존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민간과 기업에 만연한 나태함과 안일, 복지 의존증이라는 행간도 엿보인다..

같은날 중국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의 진리취 이사회의장이 “유럽이 너무 오랫동안 호의호식했다”고 비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국내 기업인 대표아이콘의 눈에는 나라 살림살이가 어렵고 기업 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자구노력이 아쉬운 지금 유럽의 모습이 좋아보일리는 없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회장이 귀국 일성으로 예상 밖의 ‘과잉복지’를 꺼낸 것은 그런 까닭에서일 것이다.

물론 이 회장이 보고 온 것은 ‘위기’ 만은 아니다. 그는 “(현지의 경제상황이)생각한 것 보다 조금 더 나빴던 것 같다”라면서도 “우리(삼성)에게 직접적인 큰 영향은 없는 걸로 생각한다”고 했다.

경제에 아무리 폭풍우가 몰아쳐도 기술선도력과 시장지배력이 높은 1등 기업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온갖 견제 속에서도 모든 분야에서 ‘1등주의’를 표방해 온 삼성의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자신감이기도 하다.

이 회장의 귀국으로 삼성은 다시금 바쁘게 돌아가게 됐다.

당장에는 애플과 벌이고 있는 소송전을 필두로, 하반기 그룹의 운영 방향과 전략을 정밀하게 가다듬고, 미래 삼성의 먹거리가 될 신사업을 찿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그룹 내외부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기록적인 이익 창출과 연이은 1등 행진속에 잠시 잠복했던 ‘혁신’도 다시 삼성의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안주하는 기업과 국가에 미래는 없다는 사실을 이 회장이 직접 확인한 지금, 삼성은 다시 속도전에 나설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삼성의 담금질은 다시 시작됐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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