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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공연기부터 방송사고까지”..‘적도의 남자’가 남긴 것
처절한 복수극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은 드라마 ‘적도의 남자’가 종영했다. 과거 악몽을 떨치지 못한 장일(이준현 분)은 죽음을 선택했고, 선우(엄태웅 분)와 지원(이보영 분)은 기나긴 세월을 돌아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5월 25일 시청률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4일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적도의 남자’(극본 김인영, 연출 김용수 한상우)는 전국 시청률 14.1%를 기록, 동시간대 2위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 임시완-이현우의 열연..아역연기자들의 성장 가능성

‘적도의 남자’는 극 초반 성인 배우들의 등장에 앞서 아역 연기자들의 열연이 펼쳐졌다. 엄태웅과 이준혁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배우는 각각 이현우와 남성 아이돌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임시완이다.

두 사람은 돈독한 우정을 나누던 친구 사이에서 복수극의 근원이 되는 살인까지 팽팽한 긴장감으로 극을 이끌었다. 특히 전작 ‘해를 품은 달’에서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시사한 임시완은 절벽에서 선우를 둔기로 내리치고, 바다로 밀어버리는 과정을 겪은 뒤 복잡한 감정선과 아무렇지 않은 척 시치미를 떼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탄탄한 아역 연기자들의 열연은 ‘적도의 남자’를 최고의 자리로 끌어 올리는 한몫했다.

# 바통을 이어 받은 엄태웅..동공으로도 연기한다

시각 장애인 연기를 잘 표현해내 ‘동공연기’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죽을 뻔한 상황을 뒤로하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선우, 엄태웅의 이야기다.

선우는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의식을 되찾았으나, 앞은 보이지 않았다. 목숨 대신 시력을 잃은 것이다.

이때 엄태웅은 두 눈의 초점이 맞지 않는 연기를 펼쳐 시청자들에게 “소름끼치는 동공연기”라는 평을 얻었다. 한동안 시력을 회복하지 못한 그는 이보영의 도움을 받고, 이준혁과 묘한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탁월한 시각 장애 열연으로 극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엄태웅은 방영 중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연기를 하고나면 눈이 아프다. 따로 거울을 보고 연습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복지관에서 시각 장애를 지닌 한 친구의 모습을 떠올리며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엄태웅의 ‘동공연기’는 한동안 대중들에게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 전례 없는 방송사고..아쉬운 불명예

동시간대 1위를 지켜내며 결말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한껏 고조된 지난 23일 방송에서는 전례 없는 방송사고가 속출했다. 종영 전회이기 때문에 보는 이들의 몰입이 높았음은 물론, 방송 말미라 그 집중도는 더욱 고조될 수밖에 없었다.

장일이 아버지 용배(이원종 분)의 죽음을 확인하고 분노, 노식(김영철 분)을 찾아가 울부짖는 장면이었다. 순간 검은 화면이 나타나더니 이내 ‘적도의 남자’ 타이틀로 전환됐다. 아래 자막으로는 “방송사 사정으로 19회를 마친다. 양해 부탁드린다”는 설명이 흘렀다. 

이후 KBS 측은 “시청자들에게 사과드린다. 미처 방송되지 못한 내용은 20회에 연결돼 방송될 예정이다. 대본이 평소보다 늦게 도착했고, 전체적인 제작 일정이 미뤄지면서 편집 작업이 늦어졌다. 촬영 테이프를 10분 분량씩 나눠서 편집하던 중 마지막 방송분을 담은 테이프가 주조정실에 전달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탄탄한 구성, 배우들의 호연, 감각적인 영상미 등 삼박자가 조화를 이루며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찬사를 받은 ‘적도의 남자’는 이 같은 방송사고로 치명적인 오명을 남겼다. 특히 종영을 앞두고 벌어진 사고로 관계자들은 물론 시청자들의 아쉬움까지 샀다. 

이처럼 ‘적도의 남자’는 많은 것을 남기고 대장정을 마무리 지었다. 오는 30일 부터는 주원, 신현준, 진세연, 박기웅 한 채아 주연의 ‘각시탈’이 전파를 탄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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