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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원에서 실종된 아이, 16년만에 생모 찾아
[헤럴드경제= 이태형 기자] 지난 1996년 8월 1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소재의 한 식당에서 아버지와 같이 식사를 하던 박군(19ㆍ당시 3세)은 아버지가 친구와 얘기를 하던 중에 식당에서 나와 길을 잃었다.

아버지는 1년여 동안 이태원 등지를 헤매며 아들을 찾았지만, 아들의 행방은 묘연했다. 당시 아내와 별거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박씨는 아들 찾기를 계속할 수 없었다.

모정은 더 애틋했다. 어머니 홍모(46)씨는 10달 동안 배 아파 낳은 자식이 어른거렸다. 아들의 모습은 점점 희미해져 갔지만, 아들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은 한시도 놓아본 적이 없었다. 지난 3월 강원 원주경찰서에 실종신고를 접수하면서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실종접수는 서울 용산경찰서로 이첩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3개월에 걸쳐 경찰전산망 조회, 입양기관, 아동복지기관, 시설 등을 추적ㆍ탐문해 입양 사실을 파악했다.

서울아동보호센터에 입양기록과 피입양자 인적사항을 회신받아 확인한 결과, 지난 1997년 10월 입양돼 현재 양부의 성을 따 김모(17)군으로 목포 신안의 모 고등학교에 재학중이었다. 박군은 전남 신안군 소재 보육원에 입소해 생활하며 방학에는 양부모와 만나고 있었다.

경찰은 보육원장과 양부모의 동의를 받아 박군의 DNA를 채취, 생모 DNA와 함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해 지난 16일 친자 확인 공문 회신을 받았다.

당장 모자 상봉의 이뤄질 줄 알았다. 그러나 홍씨가 최근 수술을 받아 회복 중이다. 16년만에 만나는 아들에게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홍씨는 건강이 회복된 이후에 상봉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이들 모자는 상봉의 날을 기다리며 매일밤 뜬 눈으로 지새고 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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