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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호텔들 “나 떨고 있니?”
성매매 장소제공 라마다호텔 영업정지 그 후
대부분 룸살롱·단란주점 입점
객실서 성매매 공공연한 비밀
일부는 유흥업소 없애기도



“북창동식 서비스는 양주 2병 포함해 한 사람당 17만원, 2차 포함한 서비스는 두당 14만원에 아가씨당 17만원, 2차는 저희 호텔 객실에서….”

직장인 A(40)씨가 지난 23일 퇴근 무렵 서울 강남 P단란주점 영업부장에게 받은 전화 통화 내용이다.

특급 호텔인 라마다호텔이 2개월의 영업 정지를 받은 후 단란주점ㆍ룸살롱 등이 대거 밀집돼 있는 서울 강남 일대 중대형 호텔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강남구청 관내에는 모두 34개의 관광호텔이 있다. 이 중 무려 26개의 호텔이 룸살롱ㆍ단란주점ㆍ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를 유치하고 있다.

특히 이들 호텔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룸살롱ㆍ단란주점은 1차 술자리 장소를 제공하고, 자연스럽게 2차 성매매가 위층에 있는 호텔 객실에서 이뤄지고 있다. 강남구 역삼동 S단란주점 영업이사는 “저희 가게 손님을 호텔에 투숙시키면 저희에게 룸당 2만원에서 3만원을 떼준다”며 “다만 이런 거래 내용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경찰이 단속을 해도 쉽게 잡아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역시 룸살롱ㆍ단란주점과 호텔과의 거래 내용에 대해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단속이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 성매매가 이뤄지는 현장을 잡아 관련 증거를 확보해야 성매매 장소를 제공했다는 혐의로 호텔을 단속할 수 있지만, 이런 증거를 찾거나 현장을 덮치는 게 쉽지 않다고 경찰들은 하소연한다. 실제 강남경찰서는 지난 9일 강남구의 A관광호텔을 성매매 장소 제공 혐의로 입건시킨 바 있다. 다만 이번 건은 성매수를 했던 남성이 성매매 여성이 지갑을 훔쳐갔다고 여겨 성매매 여성을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호텔 안에서 이뤄지는 성매매는 성매매 당사자들이 신고를 하는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잡아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마다호텔의 영업 정지 이후 강남 일대 호텔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눈치다.

룸 80여개를 갖고 있는 C호텔 관계자는 “지하에서 영업하고 있는 단란주점이 2차 성매매 장소로 호텔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관리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자칫 경찰이나 구청의 단속에 걸려 호텔 이미지를 나쁘게 하거나 영업 정지를 받을 경우 타격이 크다고 경영진이 판단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호텔의 이미지를 고려해 호텔 내 유흥주점을 없애버린 호텔도 있다. 강남 D호텔은 지하에서 영업하고 있는 유흥주점을 없애고 주차장으로 바꾸는 리모델링을 실시했다. 호텔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볼 때 호텔 안에 단란주점이나 유흥주점 등이 있으면 성매매는 호텔 객실에서 이뤄질 거라 생각한다”며 “돈 몇 푼 더 벌기보다는 호텔 이미지를 생각하자는 의미로 없앴다”고 설명했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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