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메모리,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을 가장 많이 구매하는 기업은 애플로 조사됐다. 애플은 3년 만에 구매 비용이 3배로 뛰며 최대 라이벌인 삼성보다 50% 더 많은 칩을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데일 포드 아이서플라이(시장조사업체) 전자ㆍ반도체 조사 총괄이 TMT(Technology, Media and Telecommunications) 회담장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2009년 칩 구매에 90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올해 270억 달러로 세 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포드 총괄은 “2013년이면 29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의 칩 구매 비용은 2009년 100억 달러에서 올해 170억 달러, 2013년이면 180억 달러를 칩을 구매하는 데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이 삼성보다 50% 이상 더 많은 칩을 사들이는 셈이다.
이에 포드 총괄은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폭발적인 성공에 힘입어 반도체 시장에서 voracious consumer(왕성한 식욕의 구매자)가 됐다”고 말했다.
애플과 삼성의 뒤를 이어서 HP, 델, 소니, 파나소닉 순으로 반도체 칩 구매기업 상위권을 형성했다.
이와 함께 칩 시장에서 인텔은 여전히 최상위권을 지켰다. 지난해 4분기 인텔 매출 중 칩 판매 매출은 15%에 달했다. 공급자이면서 구매자인 삼성은 전체 매출에서 9%를 칩 판매로 올렸다.
하지만 인텔이 차지한 정상권은 매우 불안한 자리라는 평가가 따르고 있다. 포드 총괄은 “인텔이 컴퓨팅 산업을 넘어 모바일 혁명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지금 현실에 안주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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