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페이스북은 수익은 커녕 연일 급락세를 이어가며 실망감을 주고 있다.
페이스북 상장과 맞물려 국내 인터넷주에 쏠렸던 기대감도 한풀 꺾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페북’, 공모가 대비 20% 폭락=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페이스북의 공모가는 38달러다. 상장 사흘만에 주가는 31달러까지 내려앉았다. 공모가 대비 18.9%, 시초가 42.05달러에 비해서는 26.3% 급락한 수준이다.
링크드인이나 그루폰, 옐프 등 다른 SNS 업체 주가가 IPO 당일에만 공모가 대비 31~109%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페이스북의 부진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다.
공모가 자체도 시장 예상치보다 높았던데다 상장과 맞물려 악재만 줄줄이 이어졌다.
광고주인 GM이 이탈했고, 150억 달러 규모의 소송과 야후와의 특허 분쟁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여기에 기업공개(IPO)를 주관했던 모건스탠리가 페이스북의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도 알려졌다. 미국 증권감독당국은 조사에 나서겠다고 하고, 투자자들은 첫 날 거래 지연에 대해 소송을 시작했다.
초기 투자자들은 페이스북 지분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인터넷株 영향은=국내 인터넷주에 대한 기대감도 당분간은 ‘보류’다.
물론 페이스북 주가가 30달러 밑으로 내려가도 주가수익비율(PER)은 50배 이상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SNS의 성장성 자체에 대해 시장이 의구심을 가지는 분위기에서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최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페이스북의 부진이 구글의 주가 하락으로까지 이어질 경우 국내 포털업종의 밸류에이션 매력도 반감시킬 것”이라며 “국내 인터넷ㆍ게임업종에 대한 단기적 수혜나 재평가 요인은 없다”고 판단했다.
아직은 국내 증시가 페이스북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모습이다.
페이스북 주가와 가장 상관관계가 높을 것으로 보였던 NHN(035420)은 지난 주말 이후 반등세를 지속하고 있고, 다음(035720) 역시 페이스북보다는 시장에 따라 움직이는 모양새다.
향후 페이스북 주가 자체보다는 공모로 조달한 자금 184억 달러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연구원은 “페이스북은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한 184억 달러는 2011년 이후 상장한 4개 SNS업체의 합산 자금 조달 규모 22억 달러 대비 8.3배나 큰 규모”라며 “대규모 자금을 기반으로 향후 M&A를 통해 SNS와 연관된 수익모델을 확장시키는 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기준 페이스북 매출액 37억 달러의 85%는 광고, 나머지 15%는 게임이다. 9억명 페이스북 사용자 중 모바일 접속 비중은 5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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