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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브란스병원의 굴욕, 위암 사망률 2등급…왜?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일상을 뒤흔든 날벼락 같은 암 선고를 받고 좌절하기 앞서 해야할 일이 있다. 바로 어느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지를 정하는 일. 

병원과 주치의 선택은 생사를 가르는 일인만큼 신중함을 요구한다. 이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22일 우리나라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 위암·대장암·간암 등 3대 암 수술실적(2010년 기준)이 있는 전국 302개 병원의 진료기록을 분석해 수술 사망률을 평가한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른바 ‘빅5’로 불리는 유명 병원이라고 해서 모두 1등급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최대 규모, 최고의 시설과 우수한 의료진을 갖춘 병원 가운데 중위권을 기록하며 ‘굴욕’을 얻은 곳들도 있다.

심평원은 의료기관을 1등급과 2등급으로 나눠 공개했다. 1등급은 수술을 가장 잘하는 병원으로 위암 93개, 대장암 122개, 간암 56개였다. 연간 수술 건수가 10건 미만인 의료기관은 등급산정에서 제외했다. 또 중환자가 많은 병원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병원별로 환자 상태를 고려했다.

조사결과 위암·대장암·간암 등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3대 암’ 중 간암의 수술 후 30일 내 사망률이 1.88%로 가장 높았다. 또 3대 암 수술 사망률 평가 결과 주요 대형병원이 1등급(최우수)을 받았지만 상위 5대 병원(빅5) 중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이 위암 수술에서 2등급을 받았다.

세브란스 병원은 2010년 1220건의 위암 수술 중 12명이 수술 후 30일 내 또는 입원 중 사망해 사망률이 약 1%를 기록한 탓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지역별 암수술사망률 등급 기관수(단위: 개소)

이에 세브란스 측은 25년간 8000건의 위암 수술로 세계 최다 기록을 갖고 있는 노성훈 교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세브란스 관계자는 “이미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포기한 환자와 암 재발로 재수술을 받은 환자, 위암 환자 중 관상동맥 질환을 동반한 중증도 환자 비율이 높아 사망률이 높게 나온 것”이라고 해명하며 “다른 병원은 위암 수술 후 곧바로 퇴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우리는 내과 진료로 이관되면서 퇴원시점이 늦어진 것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5년 생존율도 아니고 수술 직후 사망률을 집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으며 “위궤양 천공환자가 수술 후 패혈증으로 숨진 뒤 조직검사에서 암이 나왔는데도 이번 암 사망률 통계에 포함됐다. 심평원 조사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대한병원협회도 성명을 내고 “수술 사망률이 높게 나온 병원이 의료사고가 많은 곳처럼 오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환자단체연합 안기종 대표는 “환자들의 병원 선택에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며 “폐암·백혈병 등으로 평가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사평가원은 의료기관별 평가등급, 사망률 등 자세한 평가결과를 23일 오전부터 누리집(hira.or.kr)을 통해 공개했다.

j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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