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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이다” 소리에 아수라장…“2~3분만에 모든증거 없애
불법 안마업소 단속 현장 가보니
지난 22일 새벽 1시 서울 삼성2동의 A안마업소. 강남경찰서 생활질서계는 이 업소에서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총기관리반까지 동원된 총 8명의 경찰이 출동했다. 이 업소는 건물 전체가 안마숍으로 규모가 커 일대에서도 유명하다. 경찰은 5명의 대기조와 3명의 잠입조로 나눠 현장을 덮치기로 했다.

손님으로 가장한 잠입조 3명이 3층 방으로 안내됐다. 잠입조가 들어간 방으로 젊은 여성들이 들어왔다. 애초 약속대로 1층에서 치고 올라오고, 3층 잠입조가 방을 뒤지고 위에서 치고 내려가기로 했다. 잠입조가 방에 들어온 여성과 몇 마디 나누기를 몇 분. 약속된 시간이 됐다. 갑자기 “우쾅쾅”, “경찰이다”라는 소리가 1층 계단 쪽에서 들려왔다. 건물 전체가 아수라장이 됐다. 각 층 복도에는 경찰이 왔음을 알리는 등이 깜빡거렸다. 각 방 안으로도 복도의 불빛이 새어들어 왔다.

대기 중이거나 수면실에 있던 10여명의 남자 손님은 3층 복도로 불려 나왔다. 3층의 한 방에서도 한 커플이 경찰에 붙잡혔다. 남성은 옷을 입은 상태였고, 여성은 가운을 걸친 상태였다. 경찰은 이 남성이 소위 퇴폐 안마 서비스를 받는 현장을 덮쳤다.

그러나 경찰은 현장에서 그 어떤 흔적도 찾아낼 수 없었다.

경찰에 붙잡힌 이들 남성은 하나같이 “성관계는 없었다”고 했다.

단속을 시작한 지 30여분 후. 갑자기 40여명의 시각장애인이 나타나 경찰들을 에워쌌다. 경찰이 단속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A업소 주변인 역삼동 삼성동 일대에서 모여든 시각장애인들이었다. 경찰을 둘러싼 시각장애인들은 “영업도 안 되는데 왜 안마만 단속을 하느냐”고 항의했다. 이들은 또 “요즘 손님들은 풀살롱이나 오피스텔로 다 몰려들어 안마업소를 찾는 손님들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공무집행방해죄를 들이대며 안마업소 수색을 계속했다. 두 시간 동안 건물을 샅샅이 뒤진 경찰은 정액이 묻은 휴지나 버려진 콘돔 등 그 어떤 증거물도 찾아낼 수 없었다.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경찰은 빈손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이날 단속에 나선 경찰은 “복도로 이끌려나온 남성과 여성도 성관계를 했다는 것이 추정되지만 콘돔을 삼켰는지 어쨌는지 도무지 증거를 찾아낼 수 없었다”고 전했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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