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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붕괴 막아라” 美·英 손잡았지만…
유로존‘뱅크런 도미노’우려 일파만파
1조유로 이상 쏟아부었지만
伊·스페인·포르투갈까지…
대규모 예금인출에 여전히 취약

7개 글로벌은행 구제책 마련
양국 사상 첫 공조 모색



그리스, 스페인뿐 아니라 유로존(유로화 사용17개국) 내 전체 은행들이 ‘뱅크런’에 취약한 구조여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시 뱅크런이 전 유럽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등 유로존에 낀 먹구름은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시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 은행들에서 적게는 900억유로(1150억달러)에서 많게는 3400억유로(4340억달러)까지 빠져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영국은 사상 최초로 은행 시스템 붕괴 대응책 공동 마련에 나서는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유로존 뱅크런 취약=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지금껏 역내 수백개 은행들에 1조유로 이상 쏟아부었지만 정작 이들은 ‘뱅크런’에 상당히 취약하며, 정책결정자들, 투자자들, 분석가들은 현재 유로존 전체 은행시스템에 유사한 위기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이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다. 그리스 중앙은행은 현재 추가 예금인출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 그리스 중앙은행은 부인하고 있지만 만약 예금인출을 제한한다면 이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은행 고객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할 게 뻔하다.

투자자들은 예금이 휴지가 되는 걸 피하기 위해 자금을 국외로 앞다투어 빼돌릴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실제로 16일(현지시간) 그리스 뱅크런 소식에 이어 17일 무디스가 스페인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내리자 스페인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에 예금을 넣은 영국 고객들은 18일 하루 사이 2억유로(3억1600만달러)를 인출해 갔다.

뱅크런 위기에 몰린 은행들에 예치된 자금 대부분이 순식간에 이탈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네디알코프의 분석에 따르면 부동산대출 부실화로 코너에 몰린 스페인 은행들의 경우 예금의 30%가 일일성 단기자금이다. 이탈리아에서는 국내 전체 예금의 48%가 바로 빠져나갈 수 있고 포르투갈의 경우도 이 같은 단기성 예금 비중이 국내 전체 예금액수의 21%에 달한다. WSJ는 “이들 은행에서 예금인출사태가 발생할 경우 우량은행들조차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 대출을 제한하고, 자산들을 처분하게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네디알코프는 “결국 은행들은 3년만기 장기대출(LTRO) 같은 ECB의 구제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며 “이는 중앙은행 수혈없이 유럽은행시스템은 자력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美-英 은행시스템 붕괴 대응책 공동마련=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미국과 영국의 금융 당국 관계자 및 은행 관계자들이 7개 글로벌 은행의 붕괴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영국 영란은행(BOE)과 금융청(FSA),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참여한 이번 대응책은 ‘톱다운 구제’에 중심을 둘 방침이다.

톱다운 구제는 당국이 문제 은행을 떠맡아 주주와 채권단의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은행의 사업이 지속되도록 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BOE의 앤드루 그라시에는 “톱다운 방식이 다국적 초대형 은행을 구제할 수 있는 효과적 방안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방안은 은행의 ‘리빙윌’(유사시 정리 계획)에 기반을 두지만 유사시 미국과 영국 금융당국이 법적인 측면과 실용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개입할지를 단계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대상으로 언급된 7개 글로벌 은행은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G-Sifis)’에 포함된 5개 미국 은행과 2개 영국 은행으로, 영미 시장 사업 중첩률이 80~95%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해당 은행으로 골드먼삭스, JP모건체이스, 바클레이스 등을 거론했다.


<김현경ㆍ윤현종 기자>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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