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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워팰리스 10년>뚫을래야 뚫을 수 없는 요새같은 ‘타워팰리스’
[헤럴드경제=박병국ㆍ민상식 기자]최근 찾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앞. 주차장 입구에는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수억원을 호가하는 외제차들이 수시로 드나들었다.

그러나 중무장한 경비원들이나 삼엄한 경계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주차장 입구에서 경비원 한 명이 차량통제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 외부인 출입이 가능한 타워팰리스 1, 2층 상가 내부도 마찬가지였다. 늦은 밤부터 새벽까지 타워팰리스를 돌아봤지만, 경비원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타워팰리스는 이름값 못지 않게 철통보안의 요새 수준이었다. 철저히 ‘무인경비시스템’으로 보안이 이뤄지고 있었다. 타워팰리스 보안업체 관계자는 “타워팰리스의 모든 곳에 CCTV가 설치돼 있다”며 “중앙관리센터에서 CCTV를 통해 감시하다가 수상한 행동을 보이는 외부인이 있으면, 그때부터 경계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건물 외부는 차량 순찰을 한다고 귀띔했다.

지금은 일반아파트 단지에도 보편화되었지만 10년 전만 해도 무인경비시스템은 낯선 개념이었다. 덕분에 에스원, KT텔레캅, ADT캡스 등 무인경비회사들은, 연평균 32%씩 커져 5조원대로 성장한 보안시장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CCTV로 이뤄지고 있는 철통보안 덕분에 지난 10년 동안 타워팰리스에서 ‘절도’사건은 겨우 2건이 고작이다. 1건은 2004년에 가정부가 시계를 훔쳐간 사건이고, 다른 1건은 타워팰리스에서 개인교습을 마치고 나오다 1층 로비에 놓인 현금 600만원이 사라진 사건이다. 모두 내부인의 소행인 것으로 결론났다.

보안업체 관계자는 “출입구의 경비원은 자신이 경비하는 각 동의 거주민 얼굴을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인은 방문호수, 이름, 전화번호를 적고 신분증을 맡겨야 출입이 가능하다. 택배원이나 음식배달원도 안으로 들어가려면 이런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아파트 내부로 연결되는 출입구에선 철저한 검문검색이 이뤄진다.

출입구는 모두 회전문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앞에 경비원이 있다. 주민들은 출입카드를 찍고 안으로 들어간다. 공무집행을 위해 타워팰리스를 찾은 경찰조차도 이런 철통보안을 피해갈 수 없다.

타워팰리스 인근을 순찰하는 도곡지구대 관계자는 “지난해 타워팰리스에서 가정폭력으로 112신고가 들어와 출동했지만 경비원이 막아섰다”면서 “경비원이 로비에 전화를 한 후 로비에서 우리를 마중 나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범죄자의 입장에서 타워팰리스는 어떤 곳일까. 경찰은 타워팰리스의 경우는 범죄자의 범행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수서경찰서 생활안전계 관계자는 “범죄심리학상으로 볼 때 절도범이 절도 계획을 세울 때, 성공율이 높고 검거율이 낮을 때 범죄를 실행에 옮길 수 있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타워팰리스는 해당사항이 없어 범죄 고려대상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타워팰리스에 범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도곡지구대에 따르면 가끔 씩 가정폭력, 주취폭력 등으로 112신고가 들어온다고 한다. 지구대 관계자는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라 갈등이 있기 때문에 가끔씩 신고가 들어오지만 그 빈도는 (타지역에 비해)현저히 낮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이 같은 철저한 보안이 철저한 폐쇄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지금도 이곳에서 뭔가를 하려면 입주자협의회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지난 4월 총선 때는 투표소를 타워팰리스 주민센터 안에 설치해 논란을 빚은 적도 있다. 모 신문기자가 잠입을 시도했다가 쫓겨나는 해프닝도 있었다. 2009년에는 이른바 ‘작전’으로 수백억원을 챙긴 뒤 타워팰리스에 숨어 지내던 전직 증권맨이 구속된 경우도 있었다.

이래저래 대한민국 최고의 철통보안을 자랑하는, 그들만의 커뮤니티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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