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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인의 지혜’에서 소통 방법 깨달은 현대오일뱅크 노사
권오갑 사장-김태경 노조위원장 등 20여명 덕수궁서 ‘소풍’

노조, 2년째 임금 위임ㆍ단협 일괄 타결 축하…‘소통의 자리’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조선시대, 때로는 격론을 벌이던 임금과 신하는 우의를 다질 때면 정사를 논하던 실내 공간인 고궁 내 편전(便殿)을 벗어나 탁 트인 누각이나 후원에서 담소를 나누고 연회를 하며 교감했다. 좁은 공간이 주는 조급함과 답답함이 야외에서 풀리면서 소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선인(先人)들은 알고 있었다. 현대오일뱅크도 이 같은 선인의 지혜에 주목했다.

17일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 노사는 15일 서울 정동 덕수궁을 찾았다. 이 같은 ‘소풍’은 노동조합의 임금 위임과 단체협상이 끝난 뒤 권오갑 사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권 사장은 “사무실에서 형식적으로 현수막을 걸어놓고 악수하는 것보다는 고궁을 함께 거닐며 편안하게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지 않느냐”고 제안했고, 김태경 노조위원장도 “노조를 진정한 파트너로 생각하는 진정성이 느껴진다”며 흔쾌히 동의했다.

그날 노조 대의원 10여명과 회사 임직원 10여명 등 모두 20여명이 산책을 함께 했다. 이들은 30여분간 덕수궁 경내와 돌담길을 함께 걸으며 자연스럽게 의견을 교환했고 궁금한 점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소통과 배려의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현대오일뱅크의 권오갑 사장(앞줄 왼쪽 네번째)과 김태경 노조위원장(앞줄 왼쪽 세번째) 등 임직원 20여명이 2년 연속 임금위임과 단체교섭 타결을 축하하며, 서울 정동 덕수궁 석조전 앞에서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오일뱅크]

덕수궁을 한 바퀴 돈 뒤 입구 찻집에 들러 한과와 함께 차를 마시며 사측은 임금 위임을 결정해 준 노조의 결정에 고마움을 표시했고 최고의 회사를 만들어 나가자는 의지도 함께 다졌다.

김 위원장은“이번 주말에는 우리 회사에서 생산된 제품을 일선에서 판매하고 있는 자영 주유소 사장들을 만나 노조위원장으로서 전 조합원이 힘을 모아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뜻을 직접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오일뱅크 노조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회사에 임금을 위임했다고 16일 밝혔다. 2년마다 갱신되는 단체협상도 일괄 타결됐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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