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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식 비용 아끼고 절차 간소…‘은사주례’ 줄고 ‘업체주례’ 는다
오는 6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 신부 김현진(30ㆍ가명) 씨. 김 씨는 지난 주말 주례를 맡아줄 신랑의 은사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넥타이를 선물로 줬다. 신랑이 대학원 시절 2년간 조교로 일하며 모시던 교수님이기에 더욱 신경이 쓰였다. 이날 지출된 비용은 모두 23만원.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예식 전에‘30만~40만원’수준의 양복을 선물하고 예식 후 사례비로 현금 20만원을 드릴 예정이다.

9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 신랑 이정훈(31ㆍ가명) 씨는 전문 업체에 주례를 의뢰하기로 했다. 고교 담임선생님이나 양가 부모님의 지인에게 주례를 맡길 의향도 있었지만 오랫동안 왕래가 없었던 터라 이내 생각을 접었다. 업체로부터 전직 교장인 주례를 소개받았고 사례비 20만원에 계약할 예정이다.

전문 업체에 주례를 의뢰하는 예비부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존경하는 지인이나 학창시절 은사에게 주례를 맡기던 전통은 그만큼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예비부부들이 주례 비용 절감과 절차 간소화를 원하는 것이 이유다.

헤럴드경제가 지난 15일 서울 시내 주례 전문 업체 네 곳을 취재한 결과, 7월까지 주말 주요 시간대(오전 11시~오후 2시)는 대부분 예약이 만료된 상태였다. 업체별로 인기가 많은 일부 주례의 경우는 내년 3월 일정까지 잡혀있는 경우도 있었다. 평균 비용은 15만~20만원 정도. 일명‘주례 공동구매’를 통할 경우 8만~10만원에 계약이 가능한 업체도 있었다.

교수, 전직 CEO, 언론인 등 50여명의 주례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A주례업체의 경우 5월 1일부터 현재까지 2주 동안 접수된 주례 상담건만 50여건에 달했다.

업체 관계자는“대부분 예식 두 달 전까지는 예약을 해야 원하는 주례 선생님을 모실 수 있다. 인기가 많은 선생님의 경우는 가능하면 빨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B주례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제휴 업체나 웨딩플래너가 미리 예약을 해놓는 경우가 많아 인기 주례의 경우는 내년 초까지 주말 주요 시간대에는 예약이 불가능했다.

B업체 관계자는“요즘엔 젊은 신랑 신부보다 양가 부모님들이 먼저 업체 주례를 추천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김인옥 한국 웨딩학회장(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은“사제 관계가 예전처럼 끈끈하지 않다보니 주례 부탁을 하기가 서로 어려워진 것 아닌가 본다”고 분석했다.

<박수진 기자>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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