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차이나 시장, 뛰기 시작한 코끼리로 불리던 인도 시장. 그러나 요즘 인도 경제는 각종 지표상 빨간 불이 들어오며 각종 악재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내외신 언론들은 고물가, 환율, 투자 심리 악화 등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으며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4월 말 신용평가사인 S&P는 인도 향후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면서 기업 투자 심리를 위축 시키고, 최근 다시 1달러당 53루피대로 급락한 환율로 인해 우려는 더욱더 고조되는 실정이다.

사실상 인도의 경제 성장률 둔화는 지난 해 농업, 제조업, 건설업 등 주요 산업 지수가 악화되고, 2011-12회계연도 GDP 성장률이 6.9%에 그치면서 지속적으로 거론돼 왔고, 여당의 지방선거 패배로 인한 정책적 불확실성, 유럽의 재정위기 여파로 수출 부진, 유가상승 등 올해 목표 성장률 7.6%를 향해 험난한 2분기를 헤쳐나가고 있다.

이에 경제학자 출신 만모한 싱 총리가 이끄는 인도 정부는 재정 적자 타개를 위해 각종 세금 인상을 단행하며 채찍을 휘두르는 한편, 향후 5년간 인프라 개발 분야에만 1000조원 예산을 책정하고, 소매분야 개방을 확대하는 등 산업 육성 및 투자 유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또한 인도 중앙은행은 3년 만에 기준금리인 재할인율 인하를 단행, 본격적인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는데, 기준금리를 기존 8.5%에서 8.0%로 하향 조정하는 이 정책은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조치로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인도의 급성장하는 거대한 내수시장이란 장점을 적극 활용, 인도 정부는 외국인 투자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펼치고 있다. 단일브랜드(single brand) 소매 유통부문 FDI를 100% 허용하는 한편, 대형 유통기업 진출을 위한 복합브랜드 FDI 허용은 잠정 연기됐으나 추진 의지를 계속 피력하고 있다. 이 외 외국인 개인투자자의 증시투자 허용, 외국계 항공사의 인도 항공사 지분 참여 허용, 디지털 케이블 TV부문 외국인 투자 비율 상향, 모바일 머니시장 전면 개방 등을 발표하는 등, 다국적 기업들과 외국 자금에 대한 러브콜을 멈추지 않고 있다.

경쟁국인 일본이 어느때 보다도 인도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인도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투자규모는 대인도 투자국 3위 위치를 확보하고 있으며, 한국 투자액 대비 무려 9배에 달한다. 2011-12년도 전체 외국인투자액도 36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년 대비 98%가량 증가한 액수이다. 인도 코끼리가 여기저기 널린 장애물로 주춤할 순 있겠으나 결코 주저앉진 않을 것이다. 그러기엔 이미 인도는 사회적 경제적 변화가 급속히 일어나고 있으며, 각 산업은 내수와 수출을 겨냥해 고성장 궤도에 이미 올라와 있다.

장기적인 비전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일본 기업, 미국 유럽 등 각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쳐질 경우 인도 시장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갈 수도 있다. 우리 기업들은 각종 경제 지표에 따른 비관론, 낙관론이 아닌 장기적인 성장론 관점에서 대인도 투자 기회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뉴델리 무역관 김경율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