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엔씨’ 김택진의 상생론 “디아블로가 살아야 우리가 산다”
[헤럴드경제= 정태일ㆍ서지혜 기자]“디아블로3가 진심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 아니 정말 잘 돼야 우리가 산다”

올해 게임업계에서 최대 빅매치로 꼽히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앤 소울’과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 간의 대전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최근 자사의 최대 경쟁작을 두고 “함께 잘 돼야 한다”는 ‘상생론’을 강조해 그 배경에 주목되고 있다.

13일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김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두 게임이 동시에 비공개테스트(CBT)에 들어가면서 언론에서는 매우 격렬하게 경쟁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사실 우리에게 디아블로3의 성공이 매우 주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엔씨소프트에 블레이드 앤 소울은 올해 전반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게임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66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40%(전분기 대비 50%) 가까이 줄어들어 올해 반드시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나아가 블레이드 앤 소울은 지난 15년간 단일 게임으로는 최대 규모인 500억원 이상 투입돼 이번 게임 성패 여부에 따라 향후 엔씨소프트의 성장 동력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그런데도 김 대표가 디아블로3의 선전을 기원하는 것은 그동안 다중접속 온라인게임(MMORPG) 장르에서 대작들이 이렇다할 성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최근 메이저 게임사들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것도 야심차게 준비했던 MMORPG게임들이 성공하지 못한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엔씨소프트 관계자도 “지금은 누가 누구를 밟고 올라서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 MMORPG 장르를 키워야 하는 시점이라 대표의 그런 발언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부터 학교 폭력 관련 게임 규제가 나오면서 업계 전반에 걸친 침체된 분위기도 김 대표가 상생론을 중시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특히 지난 15년 가까이 엔씨소프트와 블리자드의 ‘악연 아닌 악연’이 이어진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회사의 대결은 1998년 양사가 각각 대표작으로 꼽히는 리니지와 스타크래프트를 출시하면서 시작됐다. 리니지는 1999년 누적회원수 100만 명을 돌파했고 스타크래프트는 출시 당해 15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두 게임 모두 돌풍을 일으켰다. 이어 2003년 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와 다음 해인 2004년 초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가 맞붙었다. 가장 최근 대결은 2008년 엔씨소프트와 블리자드가 각각 아이온 와우2를 출시하며 성사됐다. 아이온은 동시접속 24만 명이란 신기록을 세웠고, 와우2는 출시 24시간 만에 28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전작 기록(240만 장)을 갱신했다.

오는 15일 디아블로3가 나오고 내달 중순 블레이드 앤 소울이 출시되면 두 기업의 4번째 맞승부가 이어진다. 그런데도 김 대표는 필승전략보단 공생전략을 주문한 것이다. 이와 함께 김 대표가 4년 만에 대작 게임 발표를 앞두고 적극적인 언론 행보를 이어갈지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08년 김 대표는 아이온을 발표하면서 언론에 대대적으로 나와 대작 게임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도 했다.

killpa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