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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국가 거부 왜”…유시민, 당권파 조준사격 일파만파
폐쇄적 당 문화에 직격탄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애국가 발언’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특히 당내에서 금기시 돼 온 ‘국민의례 거부’ 문제를 당 밖으로 공론화시키면서 폐쇄적인 당 문화에 향후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통진당의 한 당원은 게시판을 통해 “당연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기에 대한 맹세야 논란의 여지가 아직까지 있으니 놔두더라도 애국가는 왜 거부하는 건가. 모든 국가가 그 국가만의 노래를 가지고 있는데 왜 부르지 말아야 하나”라며 유 공동대표를 지지하는 글을 남겼다.

그러나 다른 당원은 “왜 (언론이 집중된) 이 시점에 이런 발언을 하는지 모르겠다. 유 공동대표도 예전에 (국민의례 관련) ‘파시즘ㆍ일제잔재’ 얘기하지 않았나. 말투 바꾸고, 안경 쓴다고 대중은 속지 않는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유 공동대표는 전날 오후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전국운영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은 왜 공식행사 때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것인가”라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이 됐다. 특히 그는 “이런 토론을 하는 게 왜 금기처럼 돼 있냐”며 “우리 당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주관적인 이념 체계에 얽매이지 말고 함께 호흡하면서 때론 내키지 않아도 국민들에게 져주는 자세로 일해나가야 한다”며 당내 폐쇄적 문화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이날 유 공동대표의 문제제기는 현장에서 토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한 참석자가 “개인 의견인 것 같은데 오늘 논의 대상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하자 이내 다른 안건으로 넘어간 것이다.

‘애국가 거부’ 논란은 지난해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 과정에서 발단이 됐다. 민노당은 지난 2000년 1월 창당 이래 12년간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를 부르는 국민의례를 생략해 왔다. 반면에 참여당은 다른 정당들처럼 국민의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절충안으로 애국가 합창 없는 ‘약식’ 국민의례가 등장한 것이다.

유 공동대표의 이번 발언을 두고 보수진영은 통진당을 겨냥해 “애국가도 부르지 않는 정당”이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또한 네티즌을 중심으로 “진보정당도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파워 트위터리언은 “유 공동대표가 거기 들어간 게 그 조직문화를 혁파하기 위함이었군요. 제발 상식적인 문화로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천호선 대변인도 “국민들에게 불편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관행은 과감하게 바꿔나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힘을 보탰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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