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재직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보유’ 발언으로, 파장을 일으켰던 조 전 청장은 지난 9일 검찰에 피고소인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은 뒤 본지 기자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충분히 예우해 가며 수사했다. 검찰수사 과정 중 별다른 불쾌함을 느끼지 못했다. 검찰 수사에 불만이 없다”고 말했다.그는 그 동안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주장하며 검찰을 향해 목소리를 높여 온 인물이다. 조 전 청장은 지난해 “세계적으로 수사는 경찰이, 검찰은 기소만 담당하는 게 일반적이다”며 검찰의 수사ㆍ기소 분리를 주장했다. 그는 특히 “사실 경찰이 (검찰보다) 수사경험이 더 많지 않느냐? 인권, 부패 측면을 봐도 국가인권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평가에서 모두 경찰이 검찰보다 앞선다”며 검찰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피고소인 신분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는 입장이 되면서 검찰수사에 대한 조 전 청장의 태도가 누그러진 것이다. 이런 태도 변화에는 검찰조사를 현재 직접 받고 있다는 부담감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 청장은 이어 2년 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해 대해 “(차명계좌 존재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당연히 후회한다”며 “이 발언으로 노 전 대통령과 유족에게 많은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 출석 전까지만 해도 일부 언론을 통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어느 은행에 누구 명의로 돼 있는지 검찰에 출석해 모두 까겠다(밝히겠다)”던 조 청장은 이날 별다른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조 청장은 “해당 언론사와 인터뷰 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보도 내용을 부인한 바 있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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