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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 청년’ ‘독거 처자’를 아시나요?

게임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박모(32)씨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독거 청년’이다. 대학교 입학과 동시에 자취를 시작한 박 씨는 10년 넘게 혼자 살고 있다. 박 씨는 “즉석식품 종류는 다 꿰고 있고, 새로 출시된 라면을 맛보는 게 취미”라고 말한다.

혼자 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음식점도 여럿 알고 있다. 생필품, 채소 등 품목별로 저렴한 마트까지 꿰고 있을 정도다.

그는 소위 혼자 사는 ‘독거 청년’ 살림 노하우를 전파하는 전문가다.

잘나가는 대기업 과장 김모(35ㆍ여)씨도 알고 보면 15년 가까이 자취를 해오고 있는 ‘독거 처자’다.

김 씨는 얼마 전부터 고양이 ‘모모’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는 “반려동물 키우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위생이나 청소 등 신경써야 할 부분도 많지만 아무도 없는 컴컴한 집에 들어가는 게 너무 싫어서 ‘모모’를 키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삼포세대’(연애ㆍ결혼ㆍ출산 등 세가지를 포기했다는 뜻)로 불리는 미혼들이 오랜 기간 ‘나홀로 족(族)’으로 살면서 박 씨나 김 씨 같은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10년 전체 가구의 23.9%인 1인 가구(415만3000가구)가 2035년에 34.4%(762만8000가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최근 통계청 자료도 이를 방증한다.

박 씨와 김 씨 역시 “나처럼 혼자 사는 사람들이 주변에 엄청 많다” 면서 “아무래도 취업도 어렵고 전반적으로 결혼도 늦게 하다 보니 그런 거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1인 가구의 증가는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 씨처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1인 가구가 늘면서 반려동물산업이 15% 이상 커졌다. 펫푸드 등 애완용품 부문도 성장하고 있다.

김 씨는 “집주인이 애완동물 키우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결국 이사를 하기도 했다”며 “혼자 사는 사람한테 반려동물은 가족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상관없다” 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대형 건설사들이 앞다퉈 소형주택사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요즘엔 대형 평수는 아예 분양이 안 된다”며 “반면에 1인 가구가 늘면서 원룸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은 청약경쟁률도 엄청나다”고 귀띔했다.

대학가에는 혼자서 식사하기에 편한 ‘바형’ 음식점이 늘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인근에서 쌀국수 가게를 운영 중인 이모(37)씨는 “혼자 와서 식사하는 분들이 많아 ‘바형’ 식탁을 한 쪽으로 배치했다”며 “예전과 달리 젊은 분들은 혼자 식사하는 것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보험설계사인 손모(48)씨 역시 “요즘 젊은 층은 자동차 보험을 들때도 혼자만 운전할 거라며 1인특약을 걸어 비용을 절감하려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며 보험 계약 추세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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