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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취방에 쌓아 놓은 생활쓰레기…학교로 가져와 몰래 버리는 얌체 대학생들
[헤럴드경제=서상범기자] 대학 3학년 자취생 이모(27)씨는 아침이면 누구보다 가장 먼저 학교로 향한다. 집에서 학교까지는 걸어서 5분. 이씨의 양 손에는 검은 비닐봉지가 들려있다. 인적이 뜸한 학교에 도착해 이씨는 주위를 살펴보다가 비닐봉지를 휴지통에 넣고 황급히 자리를 떠난다. 비닐봉지 안에는 휴지, 라면봉지 등 온갖 생활쓰레기로 가득했다.

당연히 분리수거는 안 돼 있다.

대학들이 학교 주변에서 자취하는 일부 학생들의 생활쓰레기 대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씨처럼 집안 쓰레기를 몰래 학교 휴지통에 버리거나 휴지 등 학교용품을 가져가는 일부 얌체족때문이다. 고려대 각 건물의 휴지통 근처에는 폐쇄회로(CC) TV가 설치돼 있다.

경비 담당자는 “출입을 관리하는 차원도 있지만 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하는 학생들에 대한 경고차원도 있다”고 귀띔했다.

경희대 등 근처 대학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희대 청소담당자 A씨는 “쓰레기통을 치울때면 가끔 정체불명의 검은 비닐봉지가 눈에 띄어 내용물을 확인하면 온갖 생활쓰레기가 섞여 있다”며 “심지어 음식물쓰레기도 섞여 있는 경우도 있다”고 답답해 했다. 이어 A씨는 “작은 용량의 비닐봉지에 버리면 애교로 봐주겠지만 대형 비닐봉지에 몇 주일은 모은 듯한 쓰레기를 볼 때면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외대에서 만난 청소담당자 역시 “쓰레기 투기는 물론 화장실에 비치해 놓은 휴지가 오전이면 모두 없어진다”며 “청소용구함에 모아둔 휴지가 한 롤 통째로 없어지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자취를 하는 김모씨(25ㆍ서강대)는 “학교 근처에 살다보니 집안 쓰레기를 학교에 버리는 경우가 있다. 빠듯한 생활비에 한 푼이라도 아껴볼려고 궁리를 하다가 종량제 봉투값이라도 절약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학교 등록금도 비싼데 이정도는 괜찮지 않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얌체행동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다. 조인숙(23ㆍ여ㆍ고려대)씨는 “학교가 쓰레기장도 아니고 집안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학교 구성원들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라고 일침했다. 이민석(27ㆍ경희대)씨 역시 “쓰레기를 버리고 학교용품을 가져가는 것은 결국 도둑질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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