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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날 말테마파크에선 무슨일이…, 가족공원 찾은 시민들 주차전쟁에 동심까지 멍들어, 대중교통 대책 마련 필수
[헤럴드경제=윤정희 기자]지난 5일 어린이날, 온가족이 함께 여가를 즐길만한 특별한 공원시설이 부족한 부산지역에 살고있는 이상호(41세, 부산진구) 씨는 초등학생, 유치원생 두 아들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

목적지는 말테마파크로 유명세를 타고있는 부산경남경마공원. 모처럼의 휴일, 차량청체를 예상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마음먹고 지하철을 이용해 하단으로 향했다. 하단에서는 경마공원을 경유하는 버스가 있다는 정보를 알았기 때문이다. 40여분 만에 겨우 도착한 하단역, 계단을 올라 버스정거장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이동했다.



공원을 데려다줄 버스는 220번, 221번 두 종류였다. 빨리 가자며 졸라대는 아이들을 달래며 버스를 기다렸다. 하지만 기다리는 버스는 쉽게 오지 않았다. 30분을 넘어 어느덧 40분이 흘렀다. 아이들을 달래며 오랜 시간을 기다리기란 결코 쉽지않은 일이었다. 40분을 조금 넘어서자 버스한대가 도착해 버스에 올라탔다. 또다시 20여분을 버스로 달려 겨우 도착한 시간은 이미 12시를 향하고 있었다. 아침 9시 반 집을 나선지 2시간이 훌쩍 넘었다. 싸온 도시락을 먹고 아이들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돌아갈 길이 두려워 돌아가는 길은 택시를 이용했다. 비싼 요금을 물고라도 아침과 같은 고생은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부산 하단과 김해 장유를 오가는 시내버스의 배차간격은 45분. 마을버스는 하단역과 경마공원, 구포시장과 강서구 세산 삼거리를 지나는 2대가 운행 중이지만 배차간격은 1시간. 김해버스터미널에서 세산 삼거리를 운행하는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버스 한 대로 하루 세 번 운행하는 실정이며, 창원 쪽에서 오는 대중교통은 전무한 실정이다.

승용차를 이용한 가족들도 고생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하루 말테마파크를 이용하기 위해 경마공원을 찾은 차량은 총 1만6000대 가량. 7000대 규모의 주차공간을 확보했지만 9000대는 사실상 도로가와 인근 마을에 무단으로 주차할 수 밖에 없었기에 엄청난 주차전쟁이 치뤄졌다.

이 때문에 어린이날을 맞아 모처럼 가족끼리 나들이를 나선 방문객들은 연신 불만을 쏟아냈다. 부산 대연동에 사는 강정훈(44세) 씨는 “어린이날 행사를 한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찾았는데, 입구부터 늘어선 차량행렬 때문에 짜증이 난다”며, “어린이날이라 고생할 줄은 알았지만 경마공원에 주차하기까지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일부 고객들은 안전을 위해 주차장 진입을 막고 있는 안전요원에게 거친 항의로 불만을 표현했다. 경마공원측도 벙어리 냉가슴 앓기는 마찬가지. 경마공원을 방문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 부족해 시민들이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이 때문에 경마공원은 자체예산을 투입해 25대 정도의 셔틀버스를 부산과 경남지역 주요장소로 운행할 정도이다.

경마공원측은 “공원 개장 전인 지난 1999년, 부산시와 경남도가 대중교통 확충에 관한 지원 사항을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이행되질 않고 있다”면서 “지자체가 지역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는 현실을 명확히 파악하고, 실현 가능한 대책을 강구하려는 노력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부산시 교통국 관계자는 “시민들의 불편사항은 알지만, 평상시 주중에는 경마공원을 이용하는 시민이 적어 버스노선을 증편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며 “버스회사들의 적자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증차나 노선신설은 세금지원만 늘어나게 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뿐”이라고 해명했다.

▶사진설명=5일 어린이날 부산경남경마공원 테마파크를 찾은 나들이객 차량들이 입구에서 뒤엉켜 교통대란을 방불케하고 있다.

윤정희 기자/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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