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취재진 대동 도마위
이준석(27·사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의 ‘목 잘린 만화 게재’ 후폭풍이 거세다. ‘목 잘린’ 당사자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젊은 시절 누구나 실수와 실패를 겪으며 성장한다”며 사과를 받아들였지만 기성정치인 뺨치는 이 위원의 용의주도한 후속조치를 두고 네티즌과 정치권의 비난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9일 소설가 이외수 씨는 트위터를 통해 “비록 만화라 하더라도, 그 젊은 나이에 서슴지 않고 실존하는 사람의 목을 자를 수 있다니, 일단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밝혔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20대에 저렇게 징그러우니, 30대만 돼도 지금 새누리 의원들의 징그러움은 가볍게 넘어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이번 일을 지난 총선때 논란이 됐던 ‘김용민 막말’ 파문까지 거론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ID: rkpaik53)은 “김용민 막말도 29세 때 일이다. 27세면 자기가 한 일에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 위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삼국지 만화를 패러디한 링크를 올렸다. 조조에게 억류돼 있던 관우가 조조가 내린 술이 식기도 전에 적장의 목을 베어 바닥에 내팽개치는 장면에,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손수조 후보 그리고 문 고문의 얼굴을 합성한 내용이다.
하루가 지나 문제가 되자 이 위원은 링크를 삭제하고, 이날 오후 국회앞 한 빌딩 로비에서 거의 90도 각도로 고개를 숙이며 문 고문에게 사과했다. 문 고문이 웃으면서 그의 사과를 받아주는 모습이 한 언론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하지만 이번엔 ‘취재진 대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치권에서는 “언론을 통해 자신의 사과를 알리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김현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노회한 정치인 못지않은 언론플레이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보수논객인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도 트위터에서 “(이번 일은) 결국 문재인의 대인배 면모만 강조되며 해프닝이 종료되겠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두 사람의 사진이 언론매체에 공개되자 변 대표는 “이럴 줄 알았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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